[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국회 공백 35일만에 더불어민주당 김진표(5선) 의원이 여야 합의로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의 실마리도 찾았다. 상임위원장 선출 역시 여야 합의에 따른다는 원칙을 양측이 수용한 것이다.
국회 원구성 문제를 놓고 진통을 거듭하던 여야는 4일 오후 2시 민주당의 본회의 단독 소집을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예정대로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에서 내정한 김 의원을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국민의힘 정진석(5선) 의원과 민주당 김영주(4선)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김 의장은 총 투표수 275표 중 255표를 얻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김 의장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의미다. 김 의장은 의장 당선 다음날부터 당적을 가질 수 없다는 국회법에 따라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이 된다.
김 의장은 선출 직후 당선 인사에서 "갈등을 절망으로 키우는 정치가 아니라 협력으로 희망을 만드는 정치를 하자"며 "여러분 모두가 대화와 타협에 능한 국회의원이 되어 달라. 저는 조정과 중재에 능숙한 국회의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확고히 준수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대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주저없이 제 역할을 다하는 의장이 되겠다"고 했다.
김 의장은 특히 여야에 원구성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국회 개원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다. 여야가 원구성 협상으로 허송세월하는 이 오랜 불합리도 이젠 끝을 내야 한다"며 "국회법을 고쳐 어떤 경우에도 국회 공백이 없게 하자.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 시한도 전반기처럼 못을 박자"고 했다.
앞서 여야는 전날 심야까지 '2+2 회동'을 이어갔으나, 서로 간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합의가 불발됐다. 이후 이날 오전 여야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공방을 벌였고, 민주당은 오후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 단독 선출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여야 합의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면 국회의장단 선출에 협조한다고 제안했고,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이를 수용하면서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다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 기능 축소와 검찰개혁법 후속 대책을 논의할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 등을 두고 여야 간 이견이 여전해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