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섣부른 레버리지 투자,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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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섣부른 레버리지 투자, 위험하다
  • 이태용 웨이브릿지 글로벌전략총괄(CGSO)
  • 승인 2022.07.11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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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자산 가격이 폭등하던 ‘에브리싱 랠리’ 시대 저물어
이태용 웨이브릿지 글로벌전략총괄(CGSO)
이태용 웨이브릿지 글로벌전략총괄(CGSO)
필자는 2006년 미국 최초의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인 프로쉐어즈(ProShares)를 개발하고 운용했었다. 최근 한국의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미국주식·ETF 리스트를 보니 ‘TQQQ’가 상위에 있었다. 이는 나스닥100 지수의 당일 수익률 3배를 추종하는 프로쉐어즈 레버리지 ETF 중 하나다.
해당 ETF의 6개월 수익률은 -70%를 기록하고 있다. 이미 손실을 본 투자자도 있을 것이고, 이제 매수하는 투자자도 있을 것이다. 높은 수익을 바라면 반드시 높은 위험이 따르는 법인만큼 부디 감당할 수 있는 투자를 하길 바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레버리지(Leverage)’ 투자의 혜택과 필요성을 다양하게 경험한다. 즉, 어떤 자산을 매입할 때 해당 가격을 한꺼번에 모두 지불하지 않고 일부만 지불한 후, 나머지는 차입을 하는 식의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거래를 많이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에서 가장 큰 레버리지 거래를 하는 경우는 아마 주택매수일 것이다. 예를 들어, 매수하고자 하는 주택가격이 5억 원이면 해당 가격의 20%인 1억 원은 보유현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 80%인 4억 원은 30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등과 같은 장기대출을 활용한다. 이른바 레버리지 거래를 활용한 것이다.
또 다른 레버리지는 주식거래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증권사로부터 대출받아 주식거래를 하는 것인데, 이는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외에도, 개인 신용카드 사용도 따지고 보면 레버리지 거래의 일종이다. 신용카드를 사용함으로써 매수 시 바로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잠시 빌려서 사는 것이다. 이렇듯 레버리지 거래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에 녹아 있다. 모든 레버리지 거래에는 반드시 지불해야 할 비용들이 있다. 우선, 차입한 금액에 대해 지불해야하는 이자 비용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잠재비용 중 하나는,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행위를 하다가 투자한 자산 가격이 하락하여 발생할 심각한 후유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 정부 기관들은 전례 없는 초저금리와 유동성 확대 정책을 펼쳐왔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고 이 돈의 비용이 쌌던 것이다. 이는 10여 년에 걸친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즉 모든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만들어 냈다.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 심지어 가상자산까지, 모든 투자자산이 폭등했다. 오랜 기간 극단적으로 완화된 통화 및 재정정책은 주택가격 폭등, 주식가격 과대평가, 역대 최다 부채, 무모한 투자행위 등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 이제는 인플레이션마저 심각한 상황이 펼쳐졌고 급기야 금리를 급격히 올려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여러분의 삶에서 레버리지는 어떠한가 잘 활용하면 혜택을 주지만 섣부른 계획과 준비되지 않은 레버리지는 큰 손실을 넘어 심지어 파탄을 초래한다. 모든 자산 가격이 폭등하던 ‘에브리싱 랠리’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본다. 빌려서라도 무조건 사면 돈을 번다는 생각은 아주 위험하다. 지금은 다시 투자의 기본을 가다듬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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