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이전까지 일괄타결 공감대만 성과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여야가 12일 국회의장 선출 8일만에 만나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 나섰지만 '맘대로 하라니까' '사과하라'는 등의 고성이 오가며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양측은 헤어지면서 오는 17일 제헌절 이전까지 원구성을 일괄 타결한다고 했지만 현실화 될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 가량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모두발언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권 직무대행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완성시키는 사개특위 구성이 왜 상임위에 걸림돌이 돼야 하는지 지금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할 수 없다"며 "오죽하면 상임위 구성 이전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서 대정부 질문하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자고, 반쪽짜리 국회를 열자고 했겠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해법이 있는데 복잡한 조건을 좀 제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단순히 우리가 후반기 국회의 18개 위원장을 누가 맡을지에 대한 협상 과정만은 아니라고 본다"며 "2년 단위로 법제사법위원장을 둘러싼 이 끝없는 정쟁을 이제는 마무리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어 "정부의 들러리 수준으로 전락해있는 예결위를 실질적으로 개선해서 국회가 국민 혈세를 제대로 심사하고 결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제는 안착시켜야 할 때가 됐다"며 "이런 국회 개혁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협상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분위기는 더 험악해져 회의장 밖으로 고성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권 직무대행이 "맘대로 하라니까. 민주당이 사과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이자 박 원내대표가 "약속을 깬 쪽이 사과해야 한다"고 맞선 것. 이에 대해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과거 사개특위 참여 문제, 검수완박 문제까지 얘기하는 바람에 그랬다"고 설명했다.
여야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결국 제헌절인 17일 이전까지 원 구성 문제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번 주까지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을 통해서 원구성 협상을, 그간 이견이 있던 부분들에 대해 진전을 보도록 애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개특위와 법사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이 여전해 17일 이전까지 협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