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아직은 예상부합 수준"...점진적 인상 무게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6%대 오름세를 나타내며, 이달 말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기조 유지는 확실시된다. 다만 시장의 관심은 인상폭이다. 지난달 사상 첫 빅스텝을 밟은 한은의 이창용 총재는 '연속 빅스텝'에 선을 그었지만 "물가가 예상범위를 벗어나면 (빅스텝)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의 물가 흐름에 대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에 이어 6%대를 나타냈다"며 "이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당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회의에는 조사국장, 경제통계국장, 물가분석부장, 부공보관,조사총괄팀장, 물가동향팀장이 참석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해 또다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6.0% 상승률을 기록한데 이어 2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6%대를 기록한 것 역시 23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부총재보는 "물가 상승 속도는 상반기에 비해 다소 완만해졌으나 높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가운데 고유가 지속, 수요 측 물가 압력 증대 등으로 당분간 6%를 웃도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 태풍, 폭염 등 여름철 기상여건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전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앞으로도 높은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현재로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와 성장 흐름이 기존 한은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이같은 수준의 금리 인상 폭을 시사했다.
만약 물가가 예상했던 기조에서 벗어날 경우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도 밝혔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는 오는 25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