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7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코픽스에 연동된 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코픽스 상승폭에 맞춰 오른다. 전세대출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로 3%에 바짝 다가갔다. 전달(2.38%)대비 0.52%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2013년 2월(2.93%) 이후 9년5개월 만의 최고치다.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7월(0.95%)에 비하면 1.95%p 높은 셈이다. 상승 폭은 전달에 이어 2010년 1월 코픽스 집계 이래 가장 컸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국내 8개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해당 코픽스는 매달 조달한 자금을 기준으로 시장 금리 변동을 반영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분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오를 경우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 등이 일제히 오른다. 이날부터 시중은행들은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는 코픽스 변화를 적용한다.
국민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0.52%p 상향했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92~5.32%에서 연 4.44~5.84%로 올랐다. 전세대출 금리 상단도 연 5.6%로 인상됐다. 우리은행 역시 주담대 금리를 0.52%p 올렸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79~5.59%에서 연 5.31~6.11%로, 금리 상단이 연 6%를 돌파했다. 전세대출 금리 상단은 5.15%를 기록했다. 전세대출 금리 역시 6%를 향해 오르고 있어 업계 곳곳에서는 6%대 금리를 염두하고 있다.
주담대 금리 상승과 함께 차주의 이자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빚을 내서 집을 산 영끌족들의 수심은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산층과 서민 등 취약차주의 경우 상환부담이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코픽스는 더 오를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조달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2.25%로 올리는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0%p 인상)을 단행했다. 곧바로 은행들은 줄줄이 연 3%가 넘는 예·적금 상품을 내놓았다.
한은은 오는 25일 기준금리 인상안을 다루는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한다. 올해 금통위는 세 차례 열린다. 금통위에서 매번 0.25%p 금리를 올린다면 연말에 기준금리는 연 3%에 이른다.코픽스가 동반 상승한다면 은행 주담대 금리는 연 8%를 넘어설 것이란 말들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