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 비용 전년比 5.9%↑…완제품 차림 서비스 주목
‘채소‧임산물류’ 가장 비싸져…시금치 1만원대 돌파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최악의 물가 폭탄이 추석 차례상까지 덮쳤다.
물가 상승으로 서울에서 올해 추석 차례상차림 비용은 1년 새 2만원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24일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 추석 4인 가족 기준 추석 제수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9% 오른 31만8097원이다. 지난해(30만375원)보다 1만7722원이 더 드는 셈이다.
차례상 시뮬레이션의 기준이 된 분류는 5개 품목 총 24종이다. △채소‧임산물류의 시금치, 대추, 밤, 숙주, 깐도라지, 삶은 고사리 △축산물류의 돼지고기(다짐육/뒷다리), 돼지고기(수육용/목삼겹), 쇠고기(산적용/일반육), 쇠고기(탕국용/양지), 계란 △수산물류의 참조기, 명태살, 황태포(제사포) △과일류의 사과, 배, 곶감(상주산), 단감 △가공식품류의 밀가루, 식용유, 두부, 청주 △기타류인 송편, 약과, 유과(한과) 등이다.
탕국용 양지, 계란, 참조기, 배, 두부, 유과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가장 큰 폭 오름세를 보인 카테고리는 ‘채소‧임산물류’로, 전년보다 13.4% 상승했다. 기후에 취약한 특성상,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등에 작황 및 유통이 부진했던 탓이다.
그 중 가장 비싸진 품목은 ‘시금치’다. 전년도 9047원에서 올해 1만3456원으로 48.7% 올랐다. 대추 16.7%, 깐 도라지 10.5%, 삶은 고사리 5.6%, 밤 2.4%, 숙주 0.1% 등이 뒤를 이었다.
‘가공식품류’는 8.6% 뛰었다. 밀가루는 44% 치솟으며 가장 비싸졌다. 러‧우 전쟁 이후 국제 곡물가격이 치솟았던 지난 3~6월에 구입한 물량이 도입되고, 대미환율 상승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수입 단가가 상승했다.
식용류는 28.9% 비싸졌다. 올 초 물류대란 등 불안정했던 대외 상황 속 팜유 최대 생산지 인도네시아가 수출을 전면 중단했던 영향이다.
축산물은 돼지고기 다짐육 뒷다리살(9.9%), 쇠고기 산적용 일반육(6.1%) 상승했으나 계란(-7.4%)이 하락하며 평균 상승률은 2.0%에 그쳤다. 수산물은 황태포(6.6%), 명태살(5.6%)가 상승했으나 참조기의 가격 하락 등으로 평균 3.4%의 상승률을 보였다.
과일류는 5.5% 가격이 올랐다. 사과와 곶감이 각각 18.6%, 1.8%씩 올랐고, 배는 2.9% 내렸다. 기타 식품류는 4.7% 상승했는데 그 중 송편(7.6%)과 약과(2.6%)의 상승률이 높았다.
제수음식에 필수적인 식재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유통업체는 ‘차례상 완제품’을 내놓고 있다.
동원디어푸드가 운영하는 차례상 배송 서비스로 대체 시, 일반 제수음식 평균 비용보다 약 19만8097원~6만8097원가량 저렴하게 마련할 수 있다. 수제 모듬전과 함께 갈비찜, LA갈비, 잡채, 떡만둣국, 명절나물 모음 등 완제품으로 패키지를 꾸렸다. 16종 세트(프리미엄) 25만원, 12종 세트 12만원으로 가격대를 구성했다. 이 외 백화점, 호텔 등에서도 추석맞이 명절 상차림 배송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제수비용이 대폭 올라 차례상차림 부담이 커졌다"며 "차례를 생략하거나 간편한 완제품 서비스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