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원‧달러 환율 장중 1350원 웃돌아
코스피 전일比 2.18% 내린 2426.89 마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원화 가치가 고꾸라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원화 가치는 급락했다. 주식 시장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계속된 금리인상에 한국은행은 베이비스텝(금리 한 번에 0.25%p 인상)으로 맞수를 뒀지만 시장 상황을 되돌리기에 역부족이었다.
29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1.2원 오른 1342.5원으로 출발했다. 오후 12시32분에는 1350.5원까지 올랐다. 장중 135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월 29일 이후 13년 4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은 지난 23일 연고점(1346.6원)을 4거래일 만에 갱신했다.
환율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에 영향 받아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 연례 경제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가계와 기업의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당분간 큰 폭의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금리 한 번에 0.75%p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추가 인상에 나섰지만, 다시 역전될 수 있는 상황이다.
여파는 주식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97포인트(1.97%) 내린 2432.06로 개장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54.14포인트 하락한 2426.89로 장을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589억원, 57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6002억원 순매수하며 나홀로 가격 방어에 나섰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33% 내린 5만8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 종목인 SK하이닉스 역시 2.73% 떨어진 9만2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밖에 카카오(-5.00%), 네이버(-3.31%), 셀트리온(-2.11%) 등도 하락했다. 전통적인 방어주인 신한지주(-2.34%), KB금융(-1.80%) 등 금융주 역시 상황은 같았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2.97포인트(2.74%) 내린 780.48로 출발했다가 낙폭을 키우며 779.89로 장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이 1598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681억원, 1024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일제히 내렸다. 알테오젠(-4.29%), 펄어비스(-4.29%), 셀트리온제약(-4.21%), 스튜디오드래곤(-3.52%), 엘앤에프(-3.64%) 등이 3%대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