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30대 사회초년생들이 ‘어린이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어린이 보험의 경우 성인용 보험보다 보험료가 약 20% 저렴하다. 보장 수준도 나쁘지 않아 ‘가성비 보험’으로 불리는데 보험료 납부가 부담스러운 사회 초년생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어린이보험은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삼성화재, 삼성생명, 롯데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 대부분에서 판매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지난 5월까지 어린이보험 누적 판매량이 무려 460만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약 4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출생아 대비 가입 기준 점유율(자체 추산)은 62.9%를 기록했다. 전체 태아 대비 가입률은 65.9%에 달한다. 최근에는 자녀가 출생한 직후나 이보다 앞선 태아 시기에 어린이보험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어린이 보험의 경우 성인용 보험 대비 가성비가 좋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어린이 보험의 보험료는 성인용 보험보다 약 20% 낮은데, 그렇다고 보장 범위가 좁은 것도 아니다. 3대 질병인 암·뇌·심장질환은 물론 성인용 보험에 적용된 대부분의 보장을 제공한다. 원래 취지가 자녀의 의료비, 배상책임 등 다수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설계된 상품이라서다. 보장 기간도 최장 100세까지 설정돼 있어 나이가 들수록 커지는 의료비 부담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성인이 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입 연량을 상향한 보험사도 있다. 보험사들은 3~4년 전부터 미성년자로 제한했던 어린이 보험 가입 연령을 30세 안팎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기존 15세까지로 한정했던 어린이 보험의 가입 연령을 30세로 높였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5월 무려 35세까지 가입 가능한 어린이 보험을 시장에 선보였다.
어린이 보험의 경우 성인용 보험보다 진단비 한도를 1.5~2배가량 높게 설정할 수 있다. 또 성인용 보험과 달리 어린이 보험의 경우 가입하자마자 보험금 전액 지급 효력이 발생한다. 통상 성인용 보험은 가입 후 일정 시기가 지난 뒤 보장 금액을 전액 지급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다만 어린이보험은 설계 시부터 아이들 대상으로 만들어진 보험이기 때문에 노년층이 많이 걸리는 질병의 보장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단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부 보장이 아예 배제된 경우도 있다. 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부족한 보장을 충족하기 위해 향후 다른 보험 상품으로 갈아타면 되레 보험료 부담이 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