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강조한 제약바이오社, 실상은 ‘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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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강조한 제약바이오社, 실상은 ‘딴판’
  • 이용 기자
  • 승인 2022.12.0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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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ESG기준원 "국내 제약사 중 우수 평가 받은 곳은 5개"
유명 전통 제약사, 환경등급서 대부분 '취약' 평가 받아
ESG관련 국제인증, 수상 타이틀 '무색'
한국ESG기준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 ESG평가 및 검증 방식 안내문. 사진=한국ESG기준원

[매일일보 이용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사가 획득한 ESG 관련 국제 인증과 수상 내역을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ESG 평가 결과는 보유 타이틀과 딴판인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제약사들이 ISO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며 ESG 경영 성과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ESG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정작 제약바이오 기업 중 ‘우수’ 이상의 평가를 받은 기업은 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ESG기준원은 국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수준을 평가해 공표한다. 등급은 가장 높은 S부터 A+, A, B+, B, C, D 순으로 총 7개다.

올해 기준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통합등급’에서 A등급, 즉 모든 항목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국내 제약바이오사는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등 5개로, 모두 그룹사다.

반면 동아를 제외한 전통 제약사들이 받은 최고 통합등급은 B+, ‘양호’ 수준이다. 그중 일부 기업은 각종 국제 인증과 수상 경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관련 항목 평가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동제약의 경우 그동안 환경경영 국제표준 ‘ISO 14001’ 인증, UN 우수사례 국제 친환경가이드라인 ‘GRP’ AA+ 등급 등을 받았다며 ESG 활동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올해 기준원으로부터 환경등급 평가 C(취약)를 받으면서 타이틀이 무색한 초라한 성적을 냈다.

동화약품은 몇 년간 품질경영 ISO 9001, 환경경영 ISO 14001, 안전보건경영 ISO45001, 부패방지경영 ISO 37001 등을 획득했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올해 환경등급은 물론, 지배구조 등급까지 C를 받아 체면을 구겼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ISO 17025를 획득하고, 올해는 임직원들이 제48회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장관상과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수준 높은 품질관리 역량을 보여줬다. 하지만 ESG 통합등급에서 D(매우 취약)를 받아 ESG 경영은 뒷전이라는 지적을 받게 됐다.

기준원의 평가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계는 특히 환경 분야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환경등급에서 D를 받은 기업으로는 광동제약, 국제약품, 대원제약, 동성제약, 명문제약, 부광약품, 삼일제약, 삼진제약, 신풍제약, 유유제약, 이연제약, 일양약품, 제일약품, 삼천당제약, 셀트리온제약, 코오롱생명과학, 현대바이오, 휴젤 등 국민들에게 친숙한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선진국 및 국민연금 등 투자 기관에서는 ESG 보고서를 통해 기업 투자 여부를 판단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신약 개발의 중요성이 대두된 현재, 제약사들은 큰 비용이 들어가는 신약 연구개발 관련 투자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또 의약품 시장의 최종 목표는 결국 선진국 등 해외진출인데, 글로벌 기업 및 기관은 ESG 경영을 중요하게 여겨 특히 제약업계의 ESG 경영은 필수다. 그래서 기업들은 국제 인증을 통해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기준원의 평가는 딴판인 만큼, 향후 신약 개발 관련 투자금 확보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다만 A등급을 받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전부 그룹사로, 중견 기업 수준인 제약사들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준원 측은 “상위권 기업은 글로벌 투자자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전사적 차원의 환경경영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은 중하위권 기업의 등급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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