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민간단체 보조금 현황과 향후 계획 발표
"문 정부 때 민간단체 보조금 연 4000억 증가"
내년 상반기까지 보조금 집행 현황 자체 감사
[매일일보 조현정 기자] 윤석열 정부가 민간단체 국고 보조금 지원 현황을 전수조사하고 감사 결과에 따라 지원을 중단하는 등 전면적인 관리 강화에 나선다. 내년 3월까지 각 부처를 통해 정부 전체의 민간 단체 보조금 지원 현황을 파악해 이후 다시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비영리 민간단체 보조금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민간단체 회계 투명성 문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면서 해당 단체의 회계 처리와 사용 과정, 지원 필요성 등 모두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후 회계 감사 면제 조항 규정도 고쳐 보조금 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국민 혈세가 민간단체의 이권 카르텔에 쓰여진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국고 보조금 지원 체계의 전면 재정비를 지시했다.
곧 바로 이날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 역시 윤 대통령의 혈세에 대한 투명한 집행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단체의 회계 투명성 문제를 겨냥한 것에는 과거 '정의기억연대 사태'와 같은 회계 부정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지난 7년(2016~2022)간 각종 시민단체와 협회, 재단, 연맹, 복지시설 등 비영리 민간단체에 지급한 정부 보조금은 총 31조 400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 2016년 3조 5600억원이었으나 문 정부 말기인 2022년에는 5조 45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지난 정부에서 2조원 정도가 증가, 연 평균 4000억원 정도 급증한 것이다.
지원단체 수도 2016년 2만 2881개에서 7년간 4334개가 증가해 2022년 2만 7215개로 늘어났다. 특히 2018년과 2019년 지역 일자리 창출 사업에 보조금을 받은 후 허위 출석부를 작성해 2억원을 부정 수급한 혐의로 소송 중인 단체가 2020년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보조금 지급이 불투명하고 지원 단체에 대한 관리도 허술했다고 대통령실은 지적했다.
이 수석은 "이번 조사 결과는 각 부처 기초적 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라며 "앞으로 부처의 전수 점검이 진행되면 더 상세하고 정확한 금액이 산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민간단체 지원 사업을 전면적으로 점검,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각 부처는 내년 상반기까지 보조금 집행 현황에 대한 전면적인 자체 감사를 실시한다. 감사에서는 지원단체 선정 과정, 투명한 회계 처리, 보조금이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또 보조금 관리체계 개선과 보조금법 관리 규정 보완, 온라인 보조금 관리 시스템 개편 등도 진행한다. 이 수석은 "자체 감사, 사업 정비, 관리체계와 시스템 개선은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고 2024년도 예산 편성 시 이를 반영, 예산 효율화와 투명성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