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민주·민경식 기자] 창립 100주년 앞둔 기업들의 장수 비법이 관심을 모은다.
식음료업계에선 하이트진로와 삼양그룹이 100주년을 앞뒀다. 두 곳 모두 1924년 창립해, 올해로 99주년을 맞이했다. 이들의 장수비결은 선제적인 ‘사업 다각화’ 작업과 ‘글로벌화’, ‘R&D역량’으로 추려진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와 ‘하이트맥주’가 전신이다. 1924년 진로는 평남 용강에서 진천양조상회 창립과 함께 ‘진로소주’ 생산을 시작했다. 하이트맥주는 1933년 국내 최초의 맥주회사인 ‘조선맥주’ 주식회사를 세웠다. 2005년 하이트맥주가 부실기업 진로를 인수해, 2011년 9월 양사가 합병하며 지금의 ‘하이트진로’가 됐다.
1973~1989년은 하이트진로가 장수의 초석을 다진 시기이다. 외형 확대는 물론, 당시엔 흔치 않던 해외 시장 진출과 전문 R&D 인력 확보에 힘을 쏟았다. 1973년 진로와 조선맥주까지 기업 공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다. 하이트맥주는 1974년 주류업계 최초로 주류연구소를 설립했으며, 1977년 진로소주는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부터 ‘100년 TFT’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100주년 맞이 리브랜딩 및 기업가치 제고에 전사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내 주류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해외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삼양그룹은 1924년 김연수 회장이 창업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형 농장 ‘삼수사’를 모태로 한다. 전남 장성농장에서 농장을 운영하다, 1931년 ‘삼양사’로 사명을 변경하고 1934년에 합자회사로 전환했다. 1940년 만주 오리엔탈비어를 인수하고 이듬해 삼양상사를 세웠다.
1985~1999년은 삼양그룹의 성공 신화가 꽃피기 시작한 때다. 화학, 식품, 의약 바이오, 패키징 사업 등 사업 영역을 대폭 늘렸을 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사업 거점을 확장했다. 2011년에는 기존 삼양사 법인을 지주회사 ‘삼양홀딩스’로 개편해 계열사 관리의 효율성을 더했다.
삼양그룹은 올해 100주년을 한 해 앞두고 현금 유동성 확보, 미래고부가가치 신사업 투자에 고삐를 죈다. 핵심 전략으로 ‘캐시플로우 중심 경영’, ‘스페셜티 제품과 글로벌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등을 내세웠다.
제약 업계의 장수 조건은 ‘역사경영’, ‘고객 중심’ 등으로 다양하다. 올해 창립 91주년을 맞이한 동아제약은 기업성장의 원동력은 고객에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중심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함께 성장이라는 사회공헌 철학을 기반해 기업이 가진 사회적 역할에 노력하고 있다. 기존 사업경쟁력을 다지면서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라인업을 늘리며 종합 헬스케어 그룹으로 거듭나고 있다.
창립 97주년의 유한양행은 ‘진보·발전·성실·신의’라는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핵심 가치와 ‘가장 좋은 상품의 생산, 성실한 납세,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 이념을 지키면서 장수한 기업이다. 이런 가치를 토대로 지속적인 성장 기틀을 마련하고,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통해 새 도약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동화약품은 올해로 창립 126주년을 맞이했다. 동화약품은 이익 극대화를 통해 성장하기 보다는 ‘역사의식’을 강조한 성장전략을 펼쳐왔다.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은 최근 발간한 저서 ‘푸른 눈썹 같은 봉우리, 아름다운 남산’을 통해 동화약품이 어떤 방식으로 민족과 국가를 위해 일조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