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비‧인건비 등 경영 부담 요인 새해에도 여전
내달부터 빙과‧음료‧냉동제품·외식물가 등 오름세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설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각종 식음료 제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3고 복합위기(고금리‧고환율‧고물가)’가 심화됐고, 물류비‧인건비 상승 등 대내외적 요인에 따른 어려움이 지속하는 탓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국내 빙과 업체 중 올해 첫 인상 신호탄을 쐈다. 일반 소매점 기준으로, 메로나, 비비빅을 비롯한 바 아이스크림 7종과 슈퍼콘 등의 아이스크림은 기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오른다. 최종 가격 인상은 유통채널과 협의를 거쳐 내달부터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빙그레의 이번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은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내달부턴 음료 제품들도 가격 인상을 이어간다.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1위 제품 ‘제주삼다수’도 비싸진다. 제주삼다수를 생산 및 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는 내달 1일부터 삼다수 출고가를 평균 9.8% 올려 잡는다. 2018년 이후 5년 만의 가격 조정으로,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원가부담이 영향을 미쳤다. 내달부터 대형마트에서 500mL 제품은 480원, 2L는 108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생수는 오픈프라이스제도(자유 가격 제도) 해당 품목으로 최종 판매자가 소비자 가격을 결정해, 판매처마다 가격이 상이 할 수 있다.
웅진식품도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내달부터 웅진식품에서 판매하는 음료 20여종의 편의점 판매 가격은 7% 내외로 인상된다. 하늘보리 500mL 제품은 1600원에서 1800원으로 12.5% 비싸진다. 초록매실 180mL는 기존 1300원에서 1400원으로 7.6%, 아침햇살 500mL는 2000원에서 2150원으로 7.5% 오른다.
최근 건강 트렌드를 타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단백질 음료’도 예외는 아니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의 ‘셀렉스 프로핏’ 3종(초코·아메리카노·복숭아)은 내달부터 기존 2900원에서 3200원으로 300원 뛴다.
햄버거업계 줄인상도 예고됐다. 롯데리아는 내달 2일부터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5.1% 인상한다. 조정 품목은 버거류 14종을 포함한 총 84품목이다. 제품별 인상 가격은 평균 200~400원 수준이다.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의 단품 가격은 기존 4500원에서 4700원, 세트는 6600원에서 6900원으로 오른다.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가맹점 이익 보호를 위한 결정인 만큼, 동일한 상황에 처한 타 업체들의 인상 발표도 조만간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제과는 내달 1일부터 일부 냉동제품의 편의점 판매 가격을 올린다. 180g 제품인 쫄깃롤만두과 김치롤만두는 기존 3500원에서 3900원으로 11.4% 비싸진다. 350g 제품 고기통교자와 김치통교자는 5400원에서 5900원으로 9.3% 인상된다. 빅핫도그와 등심통까스도 각각 7.1%, 5.6%씩 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의 식품업체들은 지난해 말 혹은 올 초부터 공급가 상향 조정에 대한 내부 검토를 마쳤지만 설이 민족 대명절임을 감안, 여론을 의식해 인상안 발표를 미뤄왔다”며 “내부 절감을 통해 원가 부담을 흡수하며 감당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지속된 영업익 및 수익성 감소로 공급가격 상향 조정이 불가피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