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물가에 소비 시장 침체… 경기 악순환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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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고물가에 소비 시장 침체… 경기 악순환 이어진다
  • 이용 기자
  • 승인 2023.01.3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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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요금 인상, 소비자 심리에 악영향… 소비 심리 위축
에너지 이어 대중교통 및 물가 연쇄 인상 예고… 기업 경영난 가중
中企 자영업자 고용난…실업자 구직자 대량 발생 우려
사진은 인파가 없어 한산한 명동 거리. 사진=연합뉴스
물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소비 시장이 얼어붙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 될 전망이다. 사진은 인파가 없어 한산한 명동 거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용 기자] 고환율·고금리·고물가 3고 현상과 물가·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는 소비 시장 침체로 이어져 자영업자 및 기업들은 경영난을 겪고있으며, 경기 침체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본격적으로 물가와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상반기 경기는 더 악화될 것이며, 경영난 또한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에 대한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75.9%), 석유류제품(33.5%), 농축수산물(29.2%) 순이었다고 밝혔다.

우선 일부 기업은 음료수, 생수, 아이스크림, 빵·과자, 햄버거의 가격을 이미 올렸거나 인상을 예고했다. 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식업 경기전망지수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5개 분기만에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기획재정부는 오는 4월부터 맥주와 막걸리 등 탁주에 붙는 주세를 3.57% 인상한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기 침체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의하면 소비자들은 특히 에너지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른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의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조사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5월 102.9p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97p미만을 맴돌았다. 해당 수치가 100보다 작을 경우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최근 1년 사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4·5·7·10월 네 차례에 걸쳐 1MJ당 547원 올랐다. 1년 사이에 42.3% 올랐다. 전기요금 또한 지난해 4·7·10월에 kWh당 19.3원 인상됐다. 올해 1분기에는 추가로 13.1원 올랐다. 에너지가 인상은 결국 소비자의 소비 심리 위축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에너지 사용료가 본격적으로 오른 것은 4월이지만, 당시는 난방과 에어컨을 활용할 기회가 적어 CCSI 수치는 한동안 100p대를 유지했다. 다만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난 7~8월, 난방 이용 계절인 10~11월에는 80대로 급격하게 내려갔다. 또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7을 기록해 여전히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소비 시장을 더욱 위축되게 할 공공요금 인상 소식이 남은 상태다. 2분기 이후에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추가 인상된다. 한국가스공사는 미수금을 올해 안에 해소하려면 가스요금을 3배까지 올려야 한다고 밝힌 만큼, 추가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게다가 서울시는 오는 4월 버스비와 지하철비를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황희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최근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은 안정됐지만, 1월에 전기·가스료가 올랐고 상반기중 교통비까지 인상될 것이란 소식이 소비자의 물가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시장 침체 장기화가 우려되는 만큼, 산업계 또한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월 전망치는 2020년 8월(81.6)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인 83.1을 기록했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이전달보다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달 BSI 실적치(84.2)보다 더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2월(91.5)부터 12개월 연속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다. BSI 전망치는 작년 4월(99.1)부터 11개월 연속 기준선 100 하회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의 중소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은 내수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로 고용난까지 겹쳐 사업 존폐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감소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의 미충원율은 전년 대비 4.2% 상승한 14.7%를 기록했다.

자금 부족으로 고용 여력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들은 서비스 품질 하락으로 이어져 대기업 프랜차이즈에게 경쟁력을 빼앗기게 되고, 제조업 중심 중소기업의 경우 상품 생산·개발 동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경기 남양주의 리본 공장 관계자는 “생산직 인력 대부분이 대기업 공장으로 몰려 사실상 비정규직과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그마저도 외국인 쿼터제와 쉽게 그만두는 인력에 대한 고용 불확실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정부가 규제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등 기업경영환경 개선에 보다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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