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작년 말까지 최대 6%대 예금 금리를 제공하던 저축은행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현재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내리면서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4%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조달비용 부담에 대출이자는 크게 올랐다. 작년 저축은행 신용대출 신규취급액 중 17~20%의 고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1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평균금리는 이날 기준 연 4.11%로 올해 초 5.37%에서 1.26%포인트 낮아졌다. 저축은행별로는 조흥저축은행 정기예금이 연 4.70%를 제공해 가장 높았고, 대명저축은행 연 4.65%, 센트럴저축은행 연 4.60% 등이 4%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도 금리가 연 5%를 넘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은 250개 이상이었다. 그러나 약 한 달 반 만에 고금리 예금 상품은 완전히 사라졌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0월 최고 연 6.5%까지 치솟은 바 있다. 올해 초에도 연 5% 중반대 상품이 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대형 저축은행을 포함한 주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내리막길이다.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정기예금(변동금리)’는 지난달 1일 연 5.70%를 제공했으나 이날 기준 연 4.20%로 1.5%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 정기예금은 연 5.50%에서 연 4.10%로, 웰컴저축은행은 연 5.40%에서 연 4.00%로 각각 1.4%포인트 내렸다.
최근 은행권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저축은행도 고금리를 유지할 필요성이 줄었다. 여기에 조달비용 등이 많이 늘어난 실탄 확보에 어려움이 커진 만큼 수신고를 많이 확보할 필요성도 적어졌다.
반면 저축은행 이용자들이 새로 받은 신용대출 중 절반 이상은 17% 이상의 높은 이자를 적용받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저축은행 신용대출 신규취급액 중 17~20%의 고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1.0%에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 2021년 12월 34.6%보다 16.4%포인트(p) 크게 늘었다.
특히 17~18% 금리 비중은 19.7%에서 19.8%로 0.1%p 차이에 그쳤지만 금리 최상단인 19~20% 비중은 14.8%에서 26.9%로 12.1%p나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신용대출을 3억원 이상 취급한 저축은행 중 1년 전에도 취급한 31곳 가운데 18곳(58.0%)은 17~20% 금리 비중이 확대됐다.
애큐온저축은행과 OSB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KB저축은행, NH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키움YES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키움저축은행, 한성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 등 대부분 고금리 취급 비중이 1년 전보다 늘었다.
고금리 비중이 높아진 것은 지난해 저축은행의 조달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이다. 조달금리가 한 달 새 2~3%까지 뛰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저축은행들은 기존 중금리를 고금리로 올렸다. 다만 올해는 시장금리 급등이 진정되면서 신용대출 금리 수준도 낮아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