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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이 한창이다. 여러 논란 끝에 본선에는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 4인이 올랐다.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예상대로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한 가운데 천하람 후보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본선에 안착했다. 황교안 후보 역시 당원들의 견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겉으로 보기엔 멀끔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시작 전부터 소위 '답정너 전당대회'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답정너란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를 줄인 신조어다. '공정과 상식'을 핵심 가치로 여기는 현직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전당대회가 공정과 상식을 벗어난 출발점은 바로 '당심 100%' 룰 개정부터였다. 경선 룰이 당심 100%로 바뀌면서 주자별 유불리는 선명하게 갈렸다. 실제 당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유승민 전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
유 전 의원이 주저앉은 다음엔 나 전 의원이 풍파를 맞았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당심' 선두를 달리던 나 전 의원에 대해 대통령실은 냉랭한 반응을 보인 끝에 그를 해임했다. 이후 나 전 의원은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력 주자 2명이 날아간 이후 대통령실의 '각 세우기'는 또 다른 유력 후보인 안 후보에게로 향했다. '안철수는 '윤심'이 아니다'라는 대통령실발 언론 보도가 이어진 데 이어, 안 의원의 '안·윤 연대'라는 표현에 대통령실은 공개적으로 날을 세웠다.
'축제의 장'이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답정너 무대'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권력에 고개 숙이는 전당대회가 아니라, 민심에 귀 기울이는 전당대회를 보여줘야 한다. 정당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대통령을 위해 있는 게 아니다. 국민은 '윤심'만 바라보는 '각본 있는 드라마'가 아니라 민심을 위하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