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안철수·천하람·황교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연일 김기현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집중 난타하면서 김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이번 전당대회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중반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당권 주자들 간 네거티브 공세가 거세지면서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 후보 측은 22일 "'공갈빵'인 줄 알았더니 '공갈' 지지선언이었다"며 "김 후보를 지지했다는 전 바른정당 당협위원장의 명단이 거짓임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 캠프의 윤영희 대변인은 "단순히 숫자를 부풀린 줄 세우기 '공갈빵' 지지 선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명단이 허위와 날조로 조작된 '공갈' 지지 선언이었다"면서 "정치가 사람을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구태도 이런 구태가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김 후보 측은 옛 바른정당계 당협위원장들이 김 후보 지지 성명을 내면서 이름을 공개하지 않아 경쟁 후보들로부터 비판받자 뒤늦게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안·황·천 세 후보는 연일 김 후보 때리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제기한 황 후보는 전날(21일)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김 후보의 권력형 토건비리 심각하다"면서 "이대로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은 필패"라고 직격했다.
안 후보는 합동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의혹이 있는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민주당이) 선거 끝나는 날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우리 당에 피해를 줄 것이라 확신하다"며 김 후보의 해명을 촉구했다. 천 후보도 "(김 후보는) '울산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고 명확하게 의혹 해소를 위한 매도호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검증해야 할 부분은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에 대한 경쟁 주자들의 집중 공세가 이어지면서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이 전당대회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복기왕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YTN 뉴스앤이슈에 출연해 "김 후보의 땅 문제는 옛날부터 계속 반복적으로 문제가 돼 왔는데 명확하게 해명이 안 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김 후보 스스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후보들 간의 네거티브 수위가 높아지면서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선거 분위기가 너무 과열되면서 정책 검증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전날(21일) 대전대학교맥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 대해 "정책을 갖고 얘기를 하는 그런 후보들이 좀 많이 나와주셔야 되는데 역시 이전투구, 인신공격에 연연하는 그러한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또 지도부 구성 후에도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지난 17일 당 지도부-상임고문단 오찬에서 "여러 언론 보도를 보면서 전당대회 이후 후유증이 걱정된다. 후유증을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