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8일 선출 예정인 가운데 신임 여당 대표는 대통령실과의 원만한 관계 설정,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과의 협치, 무엇보다 내년 총선 승리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기현·안철수 두 후보 중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그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8일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매일일보>와 통화한 정치평론가들은 일제히 신임 국민의힘 당 대표의 험로를 예고했다. 김·안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실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입김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용한 만큼, 이들의 그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가 당선된다면 자력이 아니라 윤핵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도와준 것"이라며 "자기 역량으로 된 부분은 거의 없는데 그 대표가 대통령에 대해서 쓴소리 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평론가는 "내년 총선 공천 관련해 자기 지분을 좀 행사하려고 시도는 할 것"이라면서도 "안 후보 본인이 친윤이라고 하는데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거나 쓴소리하지 못할 것"이라며 말했다. 결국 두 후보 모두 당 대표가 되더라도 윤핵관과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느라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소리다.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당 대표가 아닌 친윤 당 대표가 될 경우 총선 승리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친윤계가) 김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이유는 친윤 체제 강화와 친윤 중심 공천을 하려는 것"이라며 "하지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중도와 반윤의 힘이 세력화되고 강해졌다. 당이 일사불란하게 돌아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안철수 체제는 중도층을 좀 더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총선 승리의 유리한 조건을 더 많이 갖췄다"면서도 "윤 대통령은 총선을 이기는 것보다 지금 당장 내 사람이 당 대표가 되는 게 급하다.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169석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과의 협치 부분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당 대표 자리에 어느 누가 앉든 사실상 당이 윤 대통령의 의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취임 303일인 이날까지 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은 성사되지 않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협치는 누가 당 대표가 돼도 안 된다. 협치의 중심은 여당 대표가 아니고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이야기에 여당도 따라간다"며 "대통령이 중심인데 무슨 여당하고 야당이 협치가 되겠나"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협치 의지가 없으면 어차피 안 된다. 협치는 끝났다. 내년 총선 때까지 협치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