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준 증가폭도 최대…코로나 차주‧회사채 위축 영향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전방위 산업별 대출이 끊임없이 늘고 있다. 작년 한국의 산업별 대출은 200조원 넘게 증가했다. 상반기에는 코로나로 피해 입은 자영업자들이 은행에서 빚냈고, 하반기에는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불황을 겪은 기업들이 대출 창구를 찾았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모든 산업 대출금 잔액은 179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말 대비 217조원 증가한 수준으로 잔액, 증가폭 모두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대출 잔액의 증가세는 코로나로 인한 자영자들의 대출과 레고랜드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기업들의 출구 전략이 겹쳤기 때문이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회사채 시장 위축 등으로 기업들이 금융기관 대출을 주된 자금 조달창구로 활용한 영향이 크다”며 “예금취급기관 입장에서도 기업 대출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고, 수요가 커지니 대출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계절적 요인, 금융권의 기업 대출 문턱 강화 등 주변 요인을 모두 반영한 결과다. 전분기 대비 산업별 대출금 증가폭은 다소 줄어들었다. 산업대출 증가폭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63조9000억원, 2분기 68조4000억원, 3분기 56조6000억원, 4분기 28조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4분기 증가폭은 전분기 대비 반토막으로 줄면서 대출 상환 물량을 반영한 모양새다. 3분기 대비 4분기의 증가 폭 축소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에서 나타났다. 제조업은 연말 일시 상환 등으로 운전자금 대출이 줄었다. 설비투자가 늘면서 시설자금이 증가했지만 일시 상환 물량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업 중 금융·보험업 대출 잔액이 2조원 줄었다. 지난 2019년 2분기 4000억원 감소했던 이후 3년 반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셈이다. 자금시장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업 대출 증가폭 역시 지난해 3분기 9조7000억원에서 4분기 5조8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업황 부진, 리스크관리 강화 등 각종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업 대출 증가폭은 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던 지난 2019년 1분기 이후 가장 작았다. 이어 도·소매업 대출 증가폭은 3분기 8조9000억원에서 4분기 4조8000억원, 숙박·음식점업은 같은 기간 3조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줄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