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현행 규정으로는 대기업 해외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정 공정거래법에 대한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공정위 관계자는 31일 “해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해당하는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현행 개정 공정거래법은 일감 몰아주기 관련 규제를 담고 있지만 해외 계열사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또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해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도 원칙적으로 과세 대상에 포함하고 있지만 시행령에서 수혜법인이 제품·상품의 수출을 목적으로 해외 계열사와 거래한 경우 등을 예외 사유로 두고 있다.이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국내 계열사에 한정되다 보니 해외 계열사를 통한 사익편취에 대해 손 쓸 방도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현재 해외 해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쟁점이 되는 대표적인 기업은 현대글로비스다.지난해 기준 글로비스의 총매출액 대비 국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비중은 35.0%이지만, 해외 계열사와의 거래를 포함할 경우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81.9%에 달한다.국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액(3조2495억원)보다 해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액(4조3453억원, 내부거래 비중 46.9%)이 더 크기 때문이다.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에서 해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더 커지고 있다.삼성, 현대차, SK, LG, GS, 현대중공업 등 5개 주요 대기업집단의 2011∼2012년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국내 계열사와의 총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1.9%포인트(p) 감소했으나, 해외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오히려 2.6%p 증가했다.그러나 재벌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근절을 위해 해외 계열사와의 거래를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이들을 규제 대상에 편입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공정위 관계자는 “일감을 몰아준 외국 소재 법인에 대한 조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있고, 실제 제재에 들어갈 경우 해외 법인에 대해 현지 경쟁당국이나 과세당국의 추가적인 조치가 발생할 우려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