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신한·NH·KB증권 STO 위한 협의체 구성 활발
귀금속·부동산·해양자산 등 차별화된 STO전략 눈길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증권업사들이 적극적으로 토큰증권(STO) 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다. 각사마다 금, 부동산, 해양자산 등 차별화된 STO전략을 세워 눈길을 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협의체를 구성하며 토큰증권 사업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전일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와 함께 STO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결성했다. 금융기관을 중심 토큰증권 협의체가 구성된 것은 최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통해 본격적인 토큰증권 상품 공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초기 생태계 구축이 완료된 후 경쟁력 있는 조각투자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토큰증권 생태계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진다.
앞선 2월 신한투자증권은 발 빠르게 STO 민간협의체(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신한투자증권의 ‘STO 얼라이언스’는 다수 기업들이 모여 토큰증권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협업하는 조직이다. 현재 수십여곳의 업체들이 ‘STO 얼라이언스’에 모집됐다고 알려진다. 신한투자증권은 또 핀테크 기업 에이판다와 함께 토큰증권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도 지난달 20일 ‘STO 비전그룹’을 출범했다. STO 비전그룹은 NH투자증권과 조각투자사업자 투게더아트(미술품), 트레져러(명품), 그리너리(탄소배출권), 서울거래비상장, 블록오디세이, 파라메타, 한국기업평가 등 8개사가 참여한다. NH투자증권은 이 협의체를 통해 포괄적인 사업 기회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KB증권은 지난 8일 ‘ST오너스’를 구성했다. ‘ST오너스’에는 스탁키퍼(한우), 서울옥션블루(미술품), 펀더풀(공연·전시)을 비롯해 STO 발행유통 플랫폼 하이카이브, 웹툰 토큰증권 사업자 웹툰올, 영화 컨텐츠 배급 및 솔루션 제공 업체 알엔알 등이 참여한다.
하나증권이 토큰증권(STO) 시장에 진출한다. 금·은 현물을 STO로 쪼개서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매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한 협의체 구성을 추진한다.
하나증권은 지난 17일 한국 금거래소의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아이티센과 STO 협의체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이를 통해 금·은 현물을 STO로 쪼개서 매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조각투자업체를 인수해 STO를 활용한 새로운 투자 대안을 찾은 곳도 있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지난 15일 부동산 조각투자업체인 카사의 지분 90%를 300~400억원 가량에 매입하고 카사 한국부문 사업 전체를 인수했다. 대신그룹은 기존의 증권사 고객에게 새로운 투자 대안을 제시하고, 블록체인 기술 바탕의 대체투자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토큰증권(STO)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리테일 채널도 구축할 예정이다.
해양자산을 토큰증권으로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나선 증권사도 있다. SK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한국해양자산거래(KMAX)와 손잡고 해양자산에 대한 토큰증권 발행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해운선사가 친환경 선박을 확보할 때 국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하는 선박금융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스마트컨테이너, 항만 운영권 등 다양한 해양자산에 대한 토큰증권이 발행될 예정이다.
STO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은 앞으로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라도 미래 먹거리에 투자하고자 하는 증권사들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플랫폼을 갖추고 있어도 쉽사리 시작하지 못한 증권사도 있다. STO 사업이 법적 기반을 갖추는 것은 지켜봐야할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