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금융 설립취지 퇴색...민간 금융사 발전 위축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우체국의 금융기근을 민간의 영역을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일 ‘우체국금융 민영화의 해외사례와 정책적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우체국금융은 세계적으로 민영화되는 추세”라며 “한국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체국금융의 민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추진돼 자금동원의 목적으로 정부가 저축장려정책 등을 시행하면서 우체국금융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이는 농·어촌과 같이 금융접근성이 낮은 지역뿐 아니라 도시 노동자·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예금 전액 보장·각종 세금 면제 등의 혜택 덕분이다.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금융환경이 변화되고 금융시장이 발전하면서 우체국금융의 설립취지가 크게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민간 금융기관이 크게 성장해 다양한 저축상품을 제공하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인터넷 이용의 확산, ATM, CD기의 보급 등으로 농·어촌 등 과거 금융소외지역조차도 금융접근성이 크게 향상돼 우체국금융의 경쟁력과 필요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또 금융시장이 발달해 채권시장이 활성화되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해져 과거 경제성장기와 달리 국민들의 예금을 통해 국가가 재정자금을 조달할 유인이 감소했다고 이 연구위원은 봤다.그는 우체국금융으로 인한 민간 금융회사의 발전 위축도 지적했다.우체국금융의 전액보장, 지급준비금 미적용, 법인세·증권거래세 면제 등은 민간 자금의 과잉 흡수로 인해 효율적 자원배분을 저해하고 불공정경쟁으로 인한 민간 금융회사의 건전한 발전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 같은 문제 때문에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모두 우체국금융 민영화를 추진했다”며 “한국도 우선 공정경쟁기반을 조성하고 추후 공사화·주식회사화·완전민영화 등 민영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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