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예금 시장 진입장벽 완화가 논의되는 가운데 빅테크 업체들이 진입할 경우 은행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금융연구원은 최근 ‘국내은행의 예금 및 자산생산성 : 예금시장 경쟁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국내 예금시장을 분석했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가 직접 예금 시장에 진출할 경우 예금 시장에 미칠 영향이 조명됐다.
금융연구원은 빅테크 진입에 따라 국내은행의 총예수금이 0.9~9.2%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향권은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도 포함된다.
예수금 감소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연구원은 빅테크가 진출할 경우 국내은행의 예금은 2.889%, 인터넷전문은행 3.115%, 지방은행 3.044% 각각 감소할 것으로 분석이다. 이 경우 국내은행의 이익은 1.482% 줄고,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은 각각 2.446%, 1.892% 줄어들 것이라 설명했다.
금융연구원은 빅테크가 경쟁력을 보이는 경우 은행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봤다. 예금은 인터넷전문은행 9.853%, 지방은행은 9.042% 각각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익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이 각각 7.737%, 5.477%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빅테크 진입 및 예금시장 경쟁 심화 시나리오 모두에서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수익성 및 성장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지방은행의 충격이 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금융연구원은 빅테크의 예금 시장 진출은 사회 전반의 금융 중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봤다. 빅테크가 자금을 직접 수취하면 국내은행의 역할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은 “빅테크의 예금시장 진출을 논의할 때 은행들의 건전성, 예금시장 및 금융중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초 금융당국은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대해 새로운 금융 리스크를 염두해 규제 체계 필요성을 확인한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진단 및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대해 “금융시장 안정성이 저해될 위험이 있다”며 “카카오 데이터 센터 화재처럼 빅테크의 운영리스크가 금융회사로 전이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