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인 ‘노재팬’으로 침체기를 겪던 롯데아사히주류가 4년 만에 신제품을 내놓으며 예전 명성 찾기에 본격 나서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아사히주류는 일본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 이달초 선보였다.
이번 제품은 캔을 개봉하면 거품이 올라와 음식점에서 마시는 생맥주와 동일한 맛을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아사히맥주가 4년간의 연구 끝에 거품이 나는 캔을 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한정수량으로 먼저 공개된 생맥주캔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초도 발주 물량이 모두 완판되어 편의점 업계 빅3 CU·GS25·세븐일레븐은 이번 제품에 대해 발주 중단 조치를 내렸다.
GS25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일본 맥주 판매는 전년보다 328.5% 늘었다. 동기간 세븐일레븐은 300%, CU는 291.7% 증가했다.
이는 한일 양국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등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예전보다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맥주 수입량은 8422톤, 수입금액은 663만달러(한화 약 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4%와 149% 증가한 수치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확산이 치닫던 2020년 1분기 대비 수입량은 581%, 금액은 538% 치솟았다.
한때 국내 수입맥주 부동의 1위를 차지하던 아사히맥주는 2019년 노재팬 영향으로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편의점 할인행사 품목에서 빠지고 수입 맥주 판매 순위권 밖으로 멀어지면서 진열대에서 족적을 감췄다.
롯데아사히주류의 매출은 2018년 1248억원에 달했다. 노재팬 운동이 본격화된 2019년에는 623억원으로 매출이 두 동강 났다. 2021년에는 172억원까지 매출이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2억원, 35억원을 보이면서 3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 한정 수량으로 선보였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가지고 전망을 바로 내놓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노재팬 분위기가 사그라들면서 일본 맥주 수요가 증가세를 보인다”며 “맥주 성수기인 여름을 맞아 일본 맥주 브랜드들이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