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양’ 목적 해석…수 년째 주가 답보 지속
한계 이른 보험산업…신규 비즈니스 창출 절실
한계 이른 보험산업…신규 비즈니스 창출 절실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올해 보험사 대표이사(CEO)를 포함한 주요 임원의 자사주 매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다. 다만 한편으로는 부진한 보험사의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한 시도로도 해석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는 지난 22일 자사주 1만주 매입을 공시했다. 지난 3월 취임 이후 첫 자사주 매입이다. 앞서 한화손해보험 신임 등기임원인 전략영업부문장 서지훈 부사장도 자사주를 사들인 바 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미래 기업가치 향상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의 자사주 매입은 올해 들어 꾸준히 이어지는 분위기다.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 김준하 부사장이 지난 3월29일 삼성화재 보통주 180주를 사들인 가운데, 지난 2월에는 한화생명 임원인 박진국 전무, 오창식 상무 등 총 16명이 10만8000주를 매수하기도 했다. 메리츠금융지주 역시 최근 메리츠화재·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회계연도부터 중장기적으로(3년 이상)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증가시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안이다. 자사주 매입은 경영 일선에 있어 주주들에게 신뢰를 받기 위해서지만, 주가 부양을 위한 목적도 크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등 일부 보험사를 제외한 보험사 대부분은 수년째 주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의 주가는 3년째 주당 4000원에서 5000원 사이에서 답보하는 상황이고, 삼성화재의 주가도 현재 23만 원 선에서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주가는 2021년 5월14일 주당 4590원에서 현재 2500원대로 거의 절반 가까이 낮아졌고, 동양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재작년 이후 주가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보험업계는 시장 포화로 인해 성장이 한계에 이른 상황이고, 실손의료보험 적자에 따른 손해율 증가 등에 따라 수익구조도 불안정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가구당 보험 가입률은 98.2%, 개인은 95.1%로 국민 대부분이 보험에 가입했다. 회사의 실질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7년부터 지속 하락하고 있고, 영업력과 성장성을 나타내는 초회보험료 또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감소세다. 여기에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이 기술력과 플랫폼을 내세워 보험시장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시장 변화에 기민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고객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보험상품을 접할 수 있도록 기존 채널을 개편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언택트 채널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곽호경 삼정KPMG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마이데이터와 같은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 성장 가능성이 큰 비대면 채널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고객 접점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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