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주류업계가 주류 수요와 소비가 가장 많은 2분기 수익성 극대화에 전사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모습이다. 엔데믹 전환 이후 첫 여름 대목을 앞두고 주류기업 간 왕좌의 게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류 산업의 두 축은 단연 맥주와 소주다. 국내 주류시장 규모는 출고가 기준 9조원대로, 이 중 소주와 맥주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년간 ‘소주는 참이슬, 맥주는 카스가 1위’라는 공식은 바뀌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주류 시장 규모가 축소되자 물밑 경쟁은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주류 출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떨어진 301만㎘로 조사됐다. 이는 2014년 출고량(308만8000㎘) 대비 21.% 하락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희석식 소주는 지난 2017년부터 4년 연속, 맥주는 2013년부터 8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류 출고량 감소는 회식 빈도가 줄어들고, 음주 트렌드가 바뀐 데에서 비롯됐다.
맥주 시장은 ‘테라’에 이어 ‘켈리’까지 쌍끌이 전략을 취한 하이트진로와 ‘카스’와 ‘한맥’을 앞세워 2대2 구도를 형성한 오비맥주가 격돌하고 있다. ‘제3지대’에 있는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맥주’도 올 하반기 리뉴얼될 예정으로 향후 대약진 가능성도 관전 포인트로 주목된다.
소주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국내 소주 시장 규모는 음식점·주점 등 소매시장과 가정시장을 포함해 3조5450억원에 달한다. 점유율은 하이트진로가 60~70%, 롯데칠성이 10~20% 정도다.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과 ‘처음처럼 새로’를 앞세워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진로’와 대결을 펼치고 있다.
주류3사 모두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8월 2~6일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 동월 17~19일에는 ‘전주가맥축제’에 나설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부산(7월29일)과 광주(8월12일)에서 각각 열리는 ‘2023 포세이돈 워터 뮤직 페스티벌’을 공식 후원사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강릉공장서 ‘처음처럼·새로 브랜드 체험관’을 운영 중으로 최근에는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3’ 행사를 후원하기도 했다.
주류 전쟁이 닻을 올리면서 과도한 출혈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1분기 판관비는 작년 동기 대비 185억원 늘어난 2169억원, 영업이익은 4억원 낮아진 593억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도 올 1분기 판관비가 작년 1847억원에서 2296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 가량 줄어든 386억원을 나타냈다.
노재팬 분위기가 사그라들면서 일본 주류도 반등 기회를 엿보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맥주 수입량은 8422톤, 수입금액은 663만달러(한화 약 88억원)을 드러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4%, 149% 오른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이 다소 들어가더라도 주류 성수기인 여름철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마련하는 추세”라며 “전반적인 주류 출고량이 줄면서 주류업계간 출혈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