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은 동상이몽…“물가 곧 2%대로 하락” vs “하반기 다시 오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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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한은 동상이몽…“물가 곧 2%대로 하락” vs “하반기 다시 오를것”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6.1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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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물가상승률 진정”...경기부양 초점 둔 정책 시사
한은 "유가·국내외경기·공공요금 등 물가 불확실성 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15일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15일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정부 경제 경제정책의 무게 중심이 하반기를 기점으로 '물가 안정'에서 '경기 대응'으로 점차 이동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경계심을 아직 늦추기는 어렵지만 3%대 초반까지 떨어진 물가에 대한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앞으로는 경기 대응에 한층 무게를 싣겠다는 의미도 된다. 다만 한국은행이 바라보는 하반기와는 온도차가 있다. 한은이 물가 상방압력이 하반기에 더 커질 거라고 보고 있어서다.
정부와 한은의 관점이 엇박자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마련 중인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내달 초 경제정책방향 발표까지 시일이 남은 만큼 세부 내용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큰 틀의 방향성은 잡힌 것으로 보인다. 한 당국자는 "전반적으로 저점을 통과한 것 아니냐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도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가 바닥을 확인하고 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얘기했다"며 "경제적 어려움이 터널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에 대해선 오는 6∼7월 중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말까지 각종 실물지표를 봐야 하겠지만, 경제정책 방향이 발표되는 하반기 초입에는 '정책 터닝포인트'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미로 읽힌다. 즉, 물가안정 비중을 다소간 하향조정하면서 경기를 뒷받침하는 정책 의지를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는 '당분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는 가운데 리스크·경기 등 거시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조합을 신축적으로 운용하겠다'며 물가 최우선을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경기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통상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쓰는 방법은 통화·금융 또는 재정 정책이다. 특히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영역인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중심으로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인하론 자체가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실제 한은도 물가 흐름과 관련해 정부와 미묘한 온도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19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 속에 2%대로 낮아지고, 당분간 근원물가(식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향후 물가 경로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근원물가의 경우 전망의 상방 리스크(위험)가 다소 크다"며 이런 진단을 내놨다. 앞서 지난달 한은은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3.0%에서 3.3%로 올렸지만, 실제로는 이보다도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한은은 올해 연말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중반 이후 다시 높아져 등락하다가 연말께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3.5%)에 대한 조정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올해 물가 흐름을 좌우할 요인 가운데 국제 유가의 경우, 하반기 이후 중국경제 회복과 계절적 수요 등으로 완만한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주요국 경기 부진 지속, 통화긴축 강화 우려 등의 하방 위험도 잠재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국제 식량 가격 추이도 예단하기 어렵다. 곡물 가격이 지난해 2분기 고점보다 크게 낮아졌지만, 불안정한 설탕·육류 가격과 엘니뇨 등에 따른 이상 기후, 러시아·우크라이나 곡물수출협정 중단 가능성 등을 지켜봐야 한다. 수요 측면에서는 임금 오름세가 점차 둔화하겠지만, 대면 서비스 부문 개선 흐름이 여행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강하고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이 근원물가로 떠넘겨질 경우 근원물가 상방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하반기 대중교통 요금 인상,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 등은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거나 전기·도시가스 요금이 추가 인상될 경우에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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