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동훈 기자 | SK그룹이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6·25전쟁 영웅이자 동맹의 상징인 고(故) 윌리엄 E. 웨버(William E. Weber) 대령과 고(故) 존 싱글러브(John Kirk Singlaub) 장군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비 건립 사업을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사업은 SK그룹과 한미 양국장병들의 보훈과 한미동맹 강화에 힘쓰는 ‘재단법인 한미동맹재단’이 공동 진행한다. SK는 조형물 조성 비용을 후원하고 재단은 설계·제작 등을 담당한다. 오는 10월 파주 평화누리공원 미국군 참전기념비 옆에 추모비를 세울 예정이다.
SK와 재단은 한국 성장의 토대가 된 전쟁 영웅들의 헌신을 기록하고, 미래 세대들에게 안보와 자유의 가치를 교육하는 장으로 추모비를 활용할 계획이다.
추모비를 통해 기리는 영웅인 웨버 대령은 6·25 전쟁에 공수부대 장교로 참전해 인천상륙작전과 서울수복작전 등에서 활약했다. 원주전투에서 오른팔과 오른 다리를 잃는 큰 부상을 입은 후 워싱턴D.C.에 한국전참전용사기념비 ‘19인의 용사상’ 및 전사자 명단을 새긴 ‘추모의 벽’을 건립하는 데 앞장섰다.
또 다른 영웅인 싱글러브 장군은 6·25전쟁 참전용사로 1977년 미(美) 행정부의 주한미군 철수 결정에 강하게 반대하는 등 한미동맹에 기여한 상징적 인물이다. 두 영웅은 지난해 별세해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에 잠들었다.
SK 관계자는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이자 SK창립 70주년”이라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굳건한 한미동맹이 있었기에 전쟁 폐허 위에서도 SK와 같은 기업이 태동하고 한국이 10대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의 한미 우호 활동은 반세기 이상 이어져 왔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은 1950년대 미국 유학 시절 ‘인재 양성’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이라고 깨닫고, 이후 우수학생들이 미국 유수의 교육기관에서 수학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미국 청소년들에게는 한국문화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했다. 그 공로로 1998년 한미친선협회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한미 관계에 공헌한 이에게 수여하는 ‘밴플리트상(Van Fleet Award)’을 받았다.
최태원 SK 회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이끌며 해외 유학 장학사업을 확대하고 한미 경제협력에 기여한 공로로 2017년 같은 상을 대(代)를 이어 수상했다. 부자(父子)가 모두 밴플리트상을 받은 것으로는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