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율 장중 800원대 내리기도…日주식보관잔액 4조320억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일본 증시가 역대급 엔저에 강세다. 일본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일학개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 엔화 예수금, 일본 주식 평가액 등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 일본 주식 순매수 규모도 2년래 최대다.
29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따르면 6월 일본주식 보관금액은 4조32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3조1916억원)보다 84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반년만에는 5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최근 두 달간 일본주식 순매수 규모 합계는 약 5293만1000달러에 달한다. 원화로는 674억원 수준이다. 2021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순매수 규모(401억원)를 뛰어넘은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7천757건으로 올해(1∼4월) 건수 평균인 5천625건을 훌쩍 넘어섰다. 이달도 아직 반이나 남았지만 매수 건수는 이미 5천900여건에 달한다. 일본 주식 투자 열풍은 역대급 엔저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에는 원/엔 재정환율이 장중 800원대로 내리기도 했다. 이에 일본 증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이하 닛케이지수)는 이달 들어 1990년 7월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를 갱신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엔저일 때 일본 주식을 매입해 보유하고 향후 엔화가 강세 전환하면 팔아치우는 환차익 수요도 커지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일본 증시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강세 전환 부담은 여전하지만 미국·유럽 등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지 않았고 일본 주변 국가들이 코로나19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이런 요인들이 지수의 하방 압력을 상쇄하면서 수출주 중심으로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 증시 내 외국인 수급과 차익실현 수요 등 장세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주식시장은 외국인 투자자 매매 비율이 70% 수준으로 높아, 외국인 순매수가 계속되다가 순매도로 돌아서면 시세의 전환점이 되기 쉽다”며 “더욱이 최근 일본 주식은 ‘버블 붕괴’ 이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상황이라 이익 확정이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기 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