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기준 51조 원 기록…가입자 생활고 주요인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경기 불황형 대출인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이 1년새 7조 원이 증가했다. 가입자들의 생활고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약관대출 잔액은 51조480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조3259억 원보다 약 4조 원 증가했다. 약관대출 잔액은 지난 2020년 45조9039억 원으로 3.3% 감소했지만 이후 꾸준한 증가세다.
약관대출은 보험가입자가 가입한 보험계약을 담보로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한다. 대출 가능한 금액은 보험사와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해지환급금의 50~85%에서 대출이 이뤄진다. 신용조회나 주택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연체 이자나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어 급전이 필요한 가입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약관대출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다만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등을 기준금리를 삼는 은행권과 달리 보험계약의 예정이율 등을 기준금리로 사용한다. 금리대는 금리확정형 기준으로 6~8%대가 대부분이지만 금리 상단은 대개 9~10% 정도다. 약관대출 잔액이 가파르게 증가한 배경은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로 인한 납입부담이 원인으로 꼽힌다. 생활고를 겪는 가입자들의 급전 수요가 높아지면서 대출 건수와 잔액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약관대출은 생활비가 부족으로 보험료 납입이 어려운 가입자가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이용하는 경우가 주를 이룬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과 실업률은 안정화되는 추세였지만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금리와 물가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에 경기부진과 금리·물가 변동이 최근 보험계약 해지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일부 생보사들의 경우 약관대출 금리 인하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각 업권에 상생금융 참여를 당부하면서다. 생보사 약관대출 잔액 기준 5위사인 NH농협생명은 이달부터 약관대출 금리 최고한도를 6.5%로 최고금리를 3%포인트 내렸고, 동양생명도 금리확정형 상품 한정으로 최고금리를 기존 9.9%에서 5.95%로 3.95%포인트 인하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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