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범람 등 침수 방지 법안 10여건 국회 계류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역대급 집중호우에 수십명이 숨지고 농지 및 주택이 침수되는 등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마다 발생하는 수해에 대한 예방대책 마련이 촉구되지만 관련 법안들은 국회 표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잠정 집계된 인명피해는 사망 43명, 실종 7명, 부상 35명이다. 이는 태풍‧호우 사망‧실종자 기준으로 지난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2011년엔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등으로 전국에서 78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지난 2022년에는 집중호우로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서울 반지하 주택 등 지하공간이 침수되면서 3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020년에는 역대 장마 중 최장기간(중부기준 54일)과 8월 하순부터 태풍 3개(바비‧마이삭‧하이선)가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46명이 숨졌다.
해마다 장마철 집중 호우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는 직접 교통통제와 실시간 모니터링, 재난문자, 산사태 위험 및 하천 범람 등 위험 지역에 대한 긴급점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예방책 관련 법안들은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도시 침수 및 하천 범람 등의 방지 대책 관련 법안으로는 하천법 개정안과 소하천정비법 개정안, 도시하천유역 침수피해방지대책법 제정안 등 10여건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국 하천에 설치된 3만4000여개의 횡단구조물(보洑) 중 약 3000여개가 노후화돼 기능이 상실되거나 파손된 상태로 방치돼 있어 환경부장관이 하천 유역별로 10년 단위의 하천 연속성 확보를 위한 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 4월 환경노동위원회 소관위에서 가결됐지만 아직 법사위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9월 2020년 중남부 지역 집중호우로 지방하천 피해가 컸던 점 등을 들어 홍수안전 확보가 시급하고 국가하천과 연계성이 높은 주요 지방하천을 국가지원 지방하천으로 지정하고 국가가 직접 하천공사를 실시해 홍수 안전을 확보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법안은 지난해 11월 환노위에서 두차례 논의됐다. 그러나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재정분권 취지에 역행한다며 반대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아울러 노후화된 소규모 보의 적절한 운영 및 관리, 철거를 통해 수위 상승으로 인한 홍수피해를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소규모 보 등의 개선을 통한 하천의 연속성 회복에 관한 특별법안’(민형배 무소속 의원)이나 하천관리 정보체계에 최신 정보기술을 활용하고 지방 중요 하천에 대해 국가가 재정지원을 해 홍수 피해를 최소화하는 내용의 ‘하천법 일부개정법률안’(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여야는 이날 열린 당회의에서 호우 대책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속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 중 처리가 필요한 법안에 대한 입법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