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DX) 추진을 위해 산업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통시장은 대형마트, 대형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수한 제품을 보유해도 기업에 비해 효율적인 납품·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 통계를 살펴보더라도 전통시장의 하락세는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전통시장·상점가 및 점포경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34만2031명이던 총시장상인은 코로나 19 확산기를 거치며 32만4779명으로 줄었다. 종사자수도 30만7946명에서 29만2688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각종 소비재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당일평균매출액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2019년 시장당일평균매출액은 5749만원이었고, 2020년에는 5732만원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1년에는 5746만원을 기록했다.
시장당일평균고객수는 오히려 감소 추이에 있다. 2019년 시장당일평균고객수는 5413명이었지만, 다음해인 2020년 4723명으로 급감했다. 2021년에는 4672명까지 하락했다.
이같은 지표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전통시장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에서 직접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전통시장의 장점이 ‘양날의 검’이 돼 전통시장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에 중기부는 전통시장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평가받는 △DX 촉진 △유통물류망 개선을 위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상생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달 카카오·카카오임팩트와 함께 전통시장 DX 촉진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전통시장의 디지털 기반 구축, DX 활성화,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 및 자원을 기반으로 전통시장의 디지털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게 주된 골자다. 전통시장의 디지털 격차 해소 및 역량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진행 등도 진행한다.
이어 카카오는 ‘우리동네 단골시장’으로 선정된 20개 상인회와 점포 톡채널 지원사업 발대식을 개최하며 행보를 본격화했다.
중기부는 5월 전통시장의 유통물류망 제고를 위해 한진과 협력에 나서기도 했다. 온라인 택배를 활용해 전통시장도 유통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한진은 자체 개발한 온라인 택배 시스템인 ‘디지털 이지오더’를 전통시장 상인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급하기로 했다. 상생프로그램 운영으로 상인들의 자생력 강화도 지원한다. 또한, 일정 물량 이상에서만 운영하는 계약 택배 제도를 물량에 무관하게 도입해 전통시장 상인들의 물류비용 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생 협력과는 별개로 전통시장의 자생적 역량을 갖추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 역시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디지털 유통망, 플랫폼 활용에 노하우가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상생’이라는 테마를 활용해 전통시장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최선의 선택”이라면서도 “다만, 기업과의 협력이 얼마나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살려 기업이 ‘손을 땠을 경우’를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라며 “이는 시간과 비용이 장기간 소요되는 일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효율적인 비용 투입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려될 만하다”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