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바가지상인 없애고 신뢰 결합”…로컬 ‘명소’ 자리한 해외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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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바가지상인 없애고 신뢰 결합”…로컬 ‘명소’ 자리한 해외 전통시장
  • 김원빈 기자
  • 승인 2023.08.10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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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투알리엔·퀸 빅토리아·아메요코 등 사례 주목…“전통·지역 주민 신뢰 강화”
“한국 전통시장 현실에 맞는 요소 추출 필요”…인심·특산물 할인 판매 등 제언
해외 전통시장 갱생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시장은 상인과 지역 주민간의 신뢰와 전통에 기반해 발전해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진은 작년 12월 일본 도쿄 아메요코 시장에 인파가 운집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해외 전통시장 갱생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시장은 상인과 지역 주민간의 신뢰와 전통에 기반해 발전해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진은 작년 12월 일본 도쿄 아메요코 시장에 인파가 운집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신뢰를 바탕으로 전통시장을 활성화한 해외사례가 이목을 끌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통시장은 뒤쳐진 디지털 전환(DX)·유통물류망 최신화 미비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하면 전통시장은 존속기간이 다하는 때를 맞이할 위기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전통시장 관계자는 “전국의 전통시장이 머리를 맞대고 DX 등을 위한 실효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경우 가까운 미래에 전통시장은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라며 “전통시장이 호소하기 이전에 시민이 먼저 찾는 매력 있는 전통시장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해외 전통시장의 신뢰와 전통에 기반한 갱생 사례가 주목된다. 해외 역시 한국과 유사한 이유로 전통시장에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지역 문화 기반 재생과 이에 기반한 지역 주민과의 유대 강화를 통해 ‘지역 명소’로 거듭났다. 먼저 독일 뮌헨에 위치한 200여년 전통의 ‘빅투알리엔 시장(Viktualien Market)’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빅투알리엔 시장은 지역내 거래를 해결하는 소규모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빅투알리엔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시장 현대화’의 전형적인 요소로 꼽히는 아케이드·주차장 등의 시설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대신 150여개 점포가 위치한 넓은 공간을 지역 주민의 ‘만남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 또 가게 주인이 변경되더라도 가게가 취급하던 품목을 변경하지 않는 전통을 유지하며 지역 전통시장으로서의 지속성을 강화하고 있다. 20대 독일 유학생 A씨는 “실제 빅투알리엔 시장을 찾았을 때의 느낌은 한국의 그것과 크게 달랐다”라면서 “방문객들도 단순한 불편함으로 여겨지는 전통시장의 갖은 특징을 ‘개성’으로 여기고 신뢰에 기반해 체험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고 소회했다.
호주에 위치한 ‘퀸 빅토리아 시장(Queen Victoria Market)’은 호주 정부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지속적인 관리를 이어온 성공적인 사레로 꼽힌다. 호주 최대의 전통 시장으로, 지역 문화에 기반한 야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과의 접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이 찾는 전통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어린이용 자동차 등 편의시설도 시장 곳곳에 배치돼 있다. 시장의 역사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전통 매대인 ‘스톨’을 여전히 운영하는 한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이웃국가인 일본의 경우 ‘아메요코 시장’이 우수 사례로 꼽힐 수 있다. 아메요코 시장은 시장 상인, 지역 주민간의 끈끈한 유대를 기반으로 생존해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아메요코 시장은 한국의 전통시장과 유사하게 번잡함과 방문객들의 무질서함이 공존하고 있지만, 흥정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등 역사·전통 요소가 남아 있어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B씨는 “아메요코 시장은 늘 발 디딜 틈 없이 관광객과 현지 주민으로 붐비는 곳”이라면서 “전통시장 특유의 혼잡한 분위기가 오히려 매력을 더하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해외를 참고해 한국 전통시장에 맞는 우수 사례를 지속 발굴하고, 정책 등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한국 전통시장에 자연과 함께하는 드넓은 부지 등을 기대할 수는 없다”라면서도 “다만, 한국 전통시장 가지고 있는 정(情) 혹은 인심과 같은 요소를 문화 콘텐츠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전통시장은 오랜 시간 전부터 지역에 기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 유통망과 협력해 특산물을 대형마트 대비 더욱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라며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돼 오던 전통시장의 신뢰 회복도 중요한 문제”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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