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양자암호 핵심 기술 고도화…통신망 통합 기술 개발도
KT, 보안솔루션 기업 연합체 구성…LG유플러스, 내실 다지기 온힘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보안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보안 분야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가운데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각 사가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사이버 보안체계를 고도화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SK텔레콤은 양자난수생성기를 중심으로 양자암호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주력해 왔다. 양자암호통신기술은 기존 대비 강력한 보안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양자암호통신 기반 가상사설망 기술 개발을 완료해 올해 하반기 중 상용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기존 VPN에 양자난수생성 기술을 적용해 컴퓨팅에 의한 해킹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기존 암호화 방식의 보안성을 개선했다.
또 서로 다른 제조사 장비간, 통신사 간, 그리고 국가 간 양자암호통신망을 연동해 통합 운용 및 제어가 가능하도록 양자암호통신망 통합 기술을 단계적으로 개발 중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발간한 '6G 백서'를 통해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종단간 양자 보안 기술 개발과 표준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는 보안솔루션 기업들과 연합체를 구성하고 네트워크 보안, 클라우드 등 분야에서 보안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KT는 최근 안랩, 지란지교시큐리티, 시큐레터, 넷엔씨큐 등과 함께 'KT 시큐어 지능형위협메일 차단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이메일 해킹의 효과적인 방어를 위해 인공지능(AI) 지능형지속위협(APT) 분석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세부적으로 △알려진 악성 메일과 광고를 차단하는 스팸 보안 △APT 위협을 탐지하는 동적 분석 샌드박스 △AI로 위협을 탐지하는 AI분석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백승택 KT 데이터인프라디지털전환(DX)사업담당은 "향후 AI 기술을 APT 솔루션뿐 아니라 △엔드포인트탐지대응(EDR) △네트워크 보안 장비 △클라우드 보안 등 다양한 국내 보안 솔루션에 접목해 국내 보안 서비스의 경쟁력 향상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사이버 보안 역량 강화를 위해 정보보호 전담 인력을 91명에서 117명으로 29% 충원, 통신 3사 중 가장 큰 폭으로 늘리는 등 내실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보안 조직 확대·개편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영입 △'정보보호자문위원회' 신설을 통한 보안 검증 체계 강화 △인재 육성을 위한 숭실대학교 연계 정보보호학과 운영 등을 추진 중이다.
통신 3사는 이와 함께 보안 분야에 대한 투자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보보호 공시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지난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정보보호부문에 2027억원을 투자했다. 2021년보다 5% 증가한 규모다. 정보보호 투자 규모는 KT(1035억원), SKT(550억원), LG유플러스(442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 중 LG유플러스는 올해 정보보호 투자액을 기존의 3배 이상인 100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해 총 110가지의 추진 과제를 수립하고 인프라 투자 등에 640억원을 집행했다.
이처럼 통신 3사가 보안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미래 신사업으로써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전환(DX)이 가속화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 차세대 성장 동력이 가시화된 영향이다. 여기에 올해 초 LG유플러스에서 디도스(DDoS) 공격과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사이버 공격 방식이 고도화되면서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것도 한 몫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가입 점유율을 늘리기에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안 시장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높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관련 기술과 사업 구상도 다각화하고 있어 정보보호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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