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진화 나섰지만…유승민·이언주 등 관련 비판 이어져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상현·안철수 등 지역구 인사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수도권 위기론'에 여당 지도부가 '승선 불가론'을 꺼내 든 것을 계기로 당내 갈등이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혼란을 막기 위한 지도부의 상황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승민 전 의원 등 내부 비판이 이어지면서다. 내년 총선 판세에 대한 내부 인식 차이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는 만큼 내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배가 좌초되면 가장 먼저 죽을 사람이 저 같은 수도권 의원들"이라며 "(총선에서는) 항상 '정부 견제론'이 수도권에서 높다"고 거듭 밝혔다. 이는 이철규 사무총장이 최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수도권 민심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 지도부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몇 퍼센트(%) 앞섰다는 걸 가지고 (말)하는데, 여론조사하고 실제 현장 민심은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55%를 넘는다. 긍정, 부정 평가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수도권 위기론'이 9월부터 현실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22일에도 '수도권 위기론'과 관련해 "만약 배가 좌초되고 잘못되면 가장 먼저 희생되는 사람은 수도권 의원들"이라면서 비슷한 발언을 거듭 밝힌 바 있다.
최근 여당 내부에서는 윤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 의원 등 비주류 인사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위기론'이 계속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분당이 지역구인 안 의원도 지난 9일 KBS 라디오에 나와 총선 수도권 전망에 대해 "심각한 위기"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한 지도부의 '승선 불가' 발언 등이 사실상 무공천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내홍 조짐까지 보이는 상황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공천과 총선 책임 공방의 시작이라는 입장이다. 유 전 의원은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말은 '수도권 위기론'으로 포장이 됐지만 사실은 공천 갈등, 공천 싸움이 시작된 것"이라며 "새로운 문제도 아니고 호들갑들 떨 문제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라는 큰 배가 침몰을 하고 있다면 침몰한 책임은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한테 있고, 지금 당 지도부한테 있는 것"이라며 "자기들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침몰 책임을 엉뚱한 승객한테 찾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전 의원도 지난 22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이미 가라앉고 있는 난파선"이라고 진단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는 "상황에 대한 인식 자체가 너무 다르다. 당이 멀쩡한 배고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라며 "그러니 당 내부에서 수리 또는 탈출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배에 구멍 내고 있다'는 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