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극심한 인력난에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진다. 외국인 근로자를 늘려도 현장의 고충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업보다 임금이 낮고 처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젊은 세대가 취업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외국인 근로자로 국내 인력을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 채용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는 추세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현장의 부담을 가중하는 요소로 꼽힌다. 제조업의 ‘빈 일자리(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한 경우)’ 는 2020년 3만1000개, 2021년 5만개, 작년 6만6000개, 올해 6월까지 5만7000개다. 비제조업도 2020년 9만5000개, 2021년 11만5000개, 작년 15만2000개, 올해 6월까지 15만6000개로 증가한 바 있다.  정부는 그간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채용제도를 운영했다. 중소기업으로 유입되지 않는 젊은 피를 외국인으로 충당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절대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쿼터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는 현장의 의견을 수용키로 결정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4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노동시장 활력 제고를 위한 킬러규제 혁파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고용허가제를 개선해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확대한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비전문 외국인력(E-9 비자)을 고용하는 제도다. 고용부는 업장별 외국인 근로자 고용 한도를 △제조업 기존 9~40명에서 18~80명 △농·축산업 4~25명에서 8~50명 △서비스업 2~30명에서 4~75명 등으로 2배 이상 늘린다. 올해 전체 외국인력 쿼터(도입 규모)를 기존 11만명에서 1만명 추가하고, 내년에는 12만명 이상으로 늘린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직 및 태업하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외국인을 채용해도 지인의 근무지나 여건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자리가 생길 때 외국인들이 이직을 요구하며 태업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외국인 근로자가 입국 후 1년 이내에 최초 배정된 사업장에서 다른 사업장으로 변경하는 비중은 31.5%에 달한다. 정부는 최소한의 근속을 유지하게 위해 처벌보다 당근을 선택했다. 장기근속 특례를 신설해 최초 근무지에서 1년 이상 근속할 경우 외국인이 4년 10개월간 더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다만 중소기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1년 이상 근속을 조건으로 명시할 경우 이후 발생하는 이직에 대해서는 사실상 중소기업계가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제도가 시행되는 모양새”라며 “외국인 근로자 쿼터 확대에는 긍정적 입장이지만, 중소기업계의 실질적인 주장은 절반도 반영하지 못한 조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