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제적 성과 부각…"외교사 새 이정표"
野 "진영 나누는 이념 외교, 실용 외교 해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의 5박7일 간 인도네시아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인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외교 성과와 관련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국민의힘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했다고 호평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미일'에 편중된 일방주의적인 외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녹색기후기금에 3억 달러를 출연하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매년 3억 달러, 2025년부터는 추가로 20억 달러를 더 지원하는 ODA(공적개발원조) 프로그램도 발표했다"며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국제사회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이 순방 동안 20여 개국 정상들과 경제, 안보 협력 등을 놓고 양자 회담을 갖고, 인도네시아와는 핵심 공급망과 관련한 16건의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는 등의 경제적 성과를 치켜세웠다.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와 원전 핵심 광물 등 7개 분야에서 16건의 계약을 성사하고 니켈과 코발트 생산량이 세계 각각 2위, 4위인 필리핀과 FTA를 체결했다"며 "우리나라가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 원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점을 피력하는 등 원전 세일즈에도 적극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김민수 대변인도 논평에서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는 '자유, 민주주의, 인권, 평화'라는 가치를 수호하고 국제 이슈에 관한 신규범과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참석한 아세안·G20 정상회의는 대한민국 외교사뿐 아니라, 세계사적 측면에서도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아울러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북핵과 관련한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고, 러시아에는 러북 협력에 대한 우려와 질책을 전했다"며 "이번 순방은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과 함께 우리의 핵심 가치를 세계에 전파하고 실리도 챙긴 기념비적 외교라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야당은 윤 대통령이 '한미일'에 편중된 일방적인 '이념 외교'에 매몰됐다고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가치 외교에서 가치는 사라지고 이념 외교로 바뀌어 진영을 나누는 외교로 잘못 진행되고 있다"며 "한미일이 한 진영으로 묶여 어떤 강요를 통해서 일방주의적인 외교를 하고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제 외교 무대에서 공개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에 대립각을 세운 것에 대해서도 "수출 시장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러시아나 중국 시장에서 우리 상품들이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 경제가 안 좋아지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결국은 일방주의적인 외교의 결과가 아닌가"라고 했다.
국내에서 이념을 강조하며 피아 구분을 확실히 하는 정략적 태도가 외교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라디오에서 "'실용보다 이념이다'라는 말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미국도 러시아도 중국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별의별 수단을 다 쓰지 않나. 우리는 국익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앞장서서 러시아를 비판한 것은 '실용보다 이념'이라는 일관된 입장이겠지만, 국내 정치는 국경선에서 멈춰야 한다. 일단 국경선을 벗어나면 이념이 아니라 실사구시, 실용외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