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희망찬 새해, 2014년은 갑오년으로“청말의 해”다. 갑오는 육십간지 중 31번째 간지로, 갑은 방위로는 동쪽을 가리키고, 동은 태양이 솟아오르는 곳으로 색으로는 생명의 탄생을 상징하는 청색이다. 띠를 나타내는 십이지 중 오(午)는 말이니 갑오년을‘청말의 해’라 한다.말은 날쌔고 용감해 전쟁에서는 훌륭한 병기로 이용되었고, 평시에는 농사일을 돕는 동물로 사람과는 매우 친숙한 동물이다. 또 성질이 진취적이고 의기양양한 모습을 하고 있어 매우 신성한 동물로도 여겼다.이처럼 박력과 생동감을 상징하는 말은 쭉 뻗은 체형으로 살아있는 생명력, 빠른 순발력, 힘찬 말굽과 거침없는 숨소리를 갖고 있어서 매사 강력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해 내년에는 국운이 왕성하게 되고 더 나은 세상이 올 것을 예견하는 덕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이러한 말이 지닌 상징성은‘한국정신문화수도, 안동’의 자긍심을 지켜가고 있는 안동사람과도 매우 닮았다. 창조적이며 진취적이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안동양반들의 선비기질과도 잘 대비 된다.안동은 우리 역사상 시대적으로 잘 갈무리된 다양한 문화를 지켜오고 있다. BC 57년 염상도사가 이 땅에 창녕국을 세운 이래로 우리 민족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민속문화에서부터 고려시대의 찬란했던 불교문화 그리고 조선시대의 유교문화로 이어지는 안동의 문화전통은 우리 민족 오천년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라 해도 틀림이 없다.이러한 것은 안동사람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기질(氣質)로 설명될 수 있다. 안동사람들이 지닌 기질은 오랜 세월동안 축적된 것으로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고집하는 보수성과 자기 문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자신감에서 표출되는 개혁과 현실비판에 따른 혁신성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작용하여 이루어낸 전통이다.안동사람들이 지닌 의리를 지키고 신의를 중시하는 기질은 유학을 바탕으로 한 학문연구와 양반의식이 빗어낸 결과이다. 주세붕, 우탁, 정몽주, 이숭인, 길재 등의 유학자가 이 지역에서 배출되어 성리학적 문화전통의 중심이 되는 영남사림의 줄기를 형성하여 농암 이현보와 퇴계 이황에 와서 완전한 형성을 이루게 된다. 그 후 퇴계의 학맥인 학봉 김성일, 서애 류성룡, 경당 장흥효, 갈암 이현일, 대산 이상정 등으로 이어지는 퇴계학맥은 자신들만의 학문적 세계를 넓혀 영남학파의 근간이 되며 안동사람의 기질로 축적되었다.이제 며칠 후면 힘과 건강의 상징인 말(馬)의 해가 밝아 온다. 2014년은 박근혜정부의 깨끗한 국가 리더십 확립과 본격적인 국정운영의 틀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해이자, ‘경상도 개도(開道) 70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담은 해이고, 웅도경북의 역사와 전통을 우리 안동에서 이어가게 될 새 역사의 장이 펼쳐지는 원년이다.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꿈꾸며 도전하는 자만이 잡을 수 있고 이룰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마음을 합치면 견고한 성을 만들 수 있다’는 ‘중지성성(衆志成城)’의 의미처럼, 시민 여러분들의 마음을 모으면 안동 발전을 위한 어떤 어려운 일도 거뜬히 해 낼 수 있으리라 확신하면서, 갑오년, 청말의 해를 부푼 가슴으로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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