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은 7월 기준 10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9%나 감소했고 민간은 55.7%나 줄었다. 반면 분양물량은 줄어들었지만 만기가 도래하는 PF 보증 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6월 말 기준 건설사들의 PF 보증은 27조7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조7000억원이 늘어났으며 이중 60%이상이 1년 내 만기가 도래한다. 일거리는 줄어들고 빚은 늘어나는 상황이 지속이 되면 문 닫는 건설사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폐업을 한다는 것은 지금 갑자기 어려워진 것이 아니라 계속 힘들었고 견디다 못해 폐업을 결정한 것이다. 2022년부터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서 건설경기 침체가 된 만큼 지금이 끝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건설은 PF와 맞물려 있어 건설경기 침체는 PF금융의 부실화를 의미하며, 건설경기 침체가 금융시장으로 불꽃이 옮겨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지난 9월 26일 주택공급대책을 통해 PF 관련 지원책을 내 놓았다. 부동산 PF보증규모를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확대하고 대출한도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조정할 예정이며 PF보증심사기준도 완화하겠다고 한다. 정부입장에서는 PF가 문제니까 PF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지만 정부가 원하는 공급증가나 건설경기 활성화가 되기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 예전 동물의 왕국을 보면 사자도 약한 새끼는 버리고 강한 새끼를 거둬 키운다. 경쟁력이 잃어버린 좀비기업을 지원하면 구조조정이 되지 않고 부실기업의 생명연장이 되면서 그 부실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부실사업장과 우량사업장을 정확히 구분한 뒤 강한 기업만 살려내는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의 문제 원인도 한번 더 살펴보아야 한다. 결국 고금리와 미분양 증가가 결정적인 원인이다. 금리는 섣불리 건드릴 수 없는 만큼 PF부실과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미분양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전국 미분양주택의 80%를 차지하는 지방 미분양주택에 대하여 건설사들이 10%정도 분양가할인을 하는 자구노력을 하는 경우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혜택을 더해 준다면 실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중국 등 대외적인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최근 분양시장이 반등하면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을 때 미리 미분양을 줄여 놓는 것이 건설시장의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방법 아닐까 생각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