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과 현대건설 키워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최측근 이내흔 현대HT 회장이 지난 10일 별세했다고 11일 유족이 전했다. 향년 87세.
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현대건설을 키웠고, 야구·배구·역도 등 스포츠 여러 종목에도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전고,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몇차례 고시에 낙방한 뒤 1969∼1970년 대통령 비서실 총무과 근무를 거쳐 1970년 9월 현대건설로 옮겼고, 만 6년 만인 1976년 9월 이사로 초고속 승진했다. 고인이 재능을 발휘한 건 자재, 특히 해외 물자를 들여오고 내보내는 외자 분야였다. 1997년 12월 경향신문에 연재한 회고록 '나의 젊음, 나의 사랑' 시리즈에 따르면 입사 직후 무역부에서 근무할 때 해외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자재가 세관에 묶여서 몇년씩 방치되는 것을 알고 이 문제를 해결하자 정주영 회장이 1971년 “자네, 나랑 같이 울산에 가서 일하는 게 어떤가”라며 울산조선소(이후의 현대중공업) 건설 현장 근무를 지시했다. 여기서도 세관에 묶인 자재 문제를 법인(기업) 명의가 아니라 개인 ‘정주영’ 명의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며 정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었다. 입사 8개월 만에 자재과장(이후 외자과장)이 된 고인은 정 회장 밑에서 외자 업무를 혼자 담당하다시피 했고, 과장 시절부터 중역회의에 참석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