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미국 국채금리 하락과 더불어 삼성전자와 엘지에너지솔루션이 깜짝 호실적을 내면서 국내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기업들을 눈여겨 봐야한다고 조언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보다 29.74포인트(1.21%) 오른 2479.82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11일에도 전장보다 47.50포인트(1.98%) 올랐다.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며 매크로 환경이 개선됐고 삼성전자를 필두로 주요 종목의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둔화, 유가 하락에 따라 뉴욕 주요 지수가 상승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각각 12.7%, 77.9% 감소한 수치다. 다만 증권가 컨센서스보다 30% 가량 웃도는 실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에 그친 것과 비교해도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3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6685억원)보다 3배 이상(258.2%) 증가했다.
반도체 수익성 개선과 메모리 반도체 감산효과가 나타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DS 부문은 1·2분기 각각 4조원대 중반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번 분기는 3조원대 안팎 적자가 예상된다. 또 메모리 시황이 바닥을 통과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과 재고 개선이 맞물렸다.
LG에너지솔루션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312억원으로 집계돼 컨센서스(6911억원) 대비 5.8% 웃돌았다. 3분기 매출은 8조2235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세액 공제 관련 금액 2155억원이 영업이익에 반영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금액은 전체 영업이익의 30%에 달하는 비중이다. IRA에 따라 LG엔솔은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과 모듈에 대해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지난 1분기부터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반도체, 2차전지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 발언과 미국채 금리 하락이 주식시장에 더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간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9.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563%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4.5%대는 지난 9월29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통화정책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는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8bp 상승한 4.986%에 마감했다. 공개된 FOMC 의사록에서는 일부 위원들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
증권가에서는 기업들의 3분기 어닝시즌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될 수 있을지 눈여겨보고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국내 증시는 연휴 기간 동안 글로벌 증시의 금리 급등 그리고 미국의 11월 셧다운 우려 부각 등의 악재가 일시에 반영되며 3거래일만에 2%를 넘게 급락했다”며 “상당한 밸류 부담 해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곧 개막될 3분기 어닝시즌을 통해서 이익전망 개선에 기인한 추가적인 밸류 부담 완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해보인다”고 했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는 매크로 환경, 증시 펀더멘탈, 기업 실적 등 전 분야에 걸쳐 혼재되어 있기어 미래의 방향성이 불확실하다”며 “그럼에도 내년에는 반도체 업종 이 역대 최대 영업이익에 도달하는 등 업종 전반에 걸쳐 양적, 질적으로 실적이 성장하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