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계속되는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건설사 대응책은
상태바
[기획] 계속되는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건설사 대응책은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3.10.19 1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은행, 9개월간 금리 동결… 고금리 기조 유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원자잿값 인상도 우려
“분양가 상승에 미분양 우려… 분양가 인하 고려해야”
아파트 견본주택을 둘러보는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수도권 한 단지 견본주택을 시민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최근까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 발발로 공사비 추가인상이 예고되면서 오는 2024년까지 건설업계 침체가 우려된다.

건설업계는 금리와 지정학적 위기는 업계 자체적 대응이 제한돼 있는 만큼 정부 규제완화 및 자체적 체질 개선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입을 모은다.
19일 한국은행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작년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일곱 차례 연속으로 인상했다. 이후 2월부터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한 데 이어 또 동결을 결정했다. 다만 현재 기준금리 인상 요인으로 가계대출 및 환율, 물가 불안이 꼽히고 있어 내년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문제는 고금리가 지속되면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도 장기화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분양 열기가 이어지던 서울에서도 최근 일부 단지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집계를 살펴보면 서울 구로구 개봉동 ‘호반써밋 개봉’은 이달 16일 7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초 일반분양 물량 190가구에 대해 청약을 진행해 1순위 청약경쟁률이 평균 25대 1을 기록했지만 계약률이 30%에 그치면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같은 시기 분양했던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나왔다.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일반공급 401가구 모집에 562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4대 1을 기록했지만 계약 포기가 이어져 미분양 물량이 나왔다. 두 곳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완판을 기대하게 했지만 고금리와 분양가가 다소 높단 인식 영향에 미분양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분양가는 계속 오를 전망이라는 것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올해 9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을 보면 전국 민간아파트의 1㎡당 평균 분양가격(공급면적 기준)은 502만3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0.27%, 작년 동월 대비로는 11.51% 상승한 가격이다. 이로써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3월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원자재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다. 전쟁으로 유통망이 원활하지 못하면 원자잿값이 폭등할 수 있다. 원자재값 상승은 공사비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미 국내 공사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건자재인 시멘트에 들어가는 유연탄값 인상 영향을 받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전쟁으로 공사비가 인상되면 분양가도 높아지고 미분양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 상승은 결국 서민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와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건설부동산경기 침체 최소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국토교통부 및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수주는 작년 동기 대비 31.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축허가면적과 착공 면적 또한 22.6%, 38.5% 줄었다. 이는 하반기 들어 더욱 심화되는 추세로 7월 한 달 수주액은 작년 동월 대비 55.3%, 허가면적 및 착공의 경우 45.7%, 48.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건설기성이 증가세를 보이는데 이는 2021년까지 증가한 착공 물량의 시차 효과이며, 2022년부터 건설 선행지표 부진이 본격화됐다는 것은 이후 건설경기는 지금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도 고금리 장기화와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건설업계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자잿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 민간 건설사들의 공사 착수는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금리와 원자잿값 상승에 대해서는 정부 규제완화와 업계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현재 미분양이 악화된 상황에서 건설사는 분양가 인하 등 자구노력이 필요하고 정부도 지방 미분양 물량 매수 시 양도세 면제나 취득세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등 투명하고 납득 가능한 지원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