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표와 만남에는 "형식 구애받지 않겠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민의힘이 '김기현 제2기 체제' 출범 이후 열린 첫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당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기현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민생과 협치를 위한 '여야 대표 회담'을 공개 제안했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22일 오후 국회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경제 상황 및 대응방향, 에너지 수급 안정 대책,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 가을철 축제 대비 안전 강화 대책 등 4가지 안건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주요 현안마다 비정기적으로 개최했던 고위 당정을 오늘부터 매주 정례적으로 개최하고자 한다"며 "더 긴밀한 당정협의를 통해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민생 현안을 챙기고 국민 눈높이에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향후 당정협의회 운영과 관련해 △성과 당정협의 △개혁 당정협의 △경청 당정협의 등 3가지 안을 제안했다.
그는 "매주 지난 당정 협의회 내용을 반영하고 결과를 측정해서 가시적인 성과 여부를 다면적으로 평가 검토하면서 진행해야 한다"며 "민생경제를 옭아매는 각종 규제를 푸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 특히 물가 및 고용과 관련해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낡은 관행에 개혁의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당과 정부 외에도 기업인, 소상공인, 청년과 장애인 등 사회 각계각층, 특히 취약계층을 포함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며 "더 열심히 현장을 찾도록 하겠다. 필요한 경우 야당과도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가 및 생활 물가 대책과 관련해서는 "사후 약방문식 조치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위기 신호를 조기에 파악해 강도 높은 현장 조치가 신속하게 현장에서 이뤄지도록 관계자에게 자율권을 대폭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날 것 그대로의 민심도 이 자리를 통해 가감 없이 정부 측에 전달해 협의하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 당의 부족함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민생 협치 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민생 국회가 되도록 여야 대표 민생 협치 회담을 개최하자"며 "언제 어디서든 형식,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야당 대표와 만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꼬인 건 풀고 신뢰는 쌓아가도록 하겠다"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희망의 정치, 이념을 넘어 국민을 위한 상생의 정치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야당 대표와 만남을 비롯해 제1야당인 민주당과 협치도 시사했다. 김 대표는 "정기국회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국민을 위해 국회가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쟁이 아닌 협치의 생산적 국회 운영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민주당과 협의해 나갈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미니 총선'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내년 총선 승리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김 대표가 야당과 협치를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부각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날 고위 당정 회의는 '김기현 2기' 체제의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열렸다. 국회에서 고위 당정이 열린 것은 올해 1월 이후 9개월여만이다.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정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