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환경 더욱 불확실하게 할 우려 있어…공정위 고발지침 개정안 재검토돼야"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행위,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행위를 한 사업자(법인)가 고발되면 이에 관여한 특수관계인(총수일가 등)도 원칙적으로 고발 대상에 포함한 공정거래위원회 개정안에 경제계가 반발하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6개 경제단체는 31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9일 고발지침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행위로 사업자를 고발하는 경우 이에 관여한 특수관계인도 원칙적으로 같이 고발하도록 했다. 조사를 통해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고 밝혀진 특수관계인만 고발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수정한 것이다. 또 법 위반행위가 중대·명백하지 않아도 '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고발할 수 있는 요건을 신설했다. 경제단체들은 고발지침 개정안에 대해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이‘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먼 상황에서 기업 경영환경을 더욱 불확실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경제가 최근 고물가, 저성장, 무역적자의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언급하며 "정부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타개하고 기업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작년 8월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경제형벌을 완화하기로 하는 등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명확한 사유로 기업인을 쉽게 고발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한다면 어려운 경제에 더 큰 짐을 지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개정안이 상위법이 위임한 범위를 벗어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정거래법은 일감 몰아주기 행위의 위반 정도가 객관적으로 중대·명백하여 경쟁질서를 현저히 해치는 경우에만 고발토록 규정하고 있는데, 개정안은‘법 위반 정도가 객관적으로 중대·명백하지 않더라도’ 고발하도록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경제단체들은 "공정위는 경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법적 다툼의 필요성에 대한 우선적인 판단 권한을 부여받은 기관"이라며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은 일반적인 경쟁법 영역을 넘어 규제 대상이 많은 만큼 공정위가 형사처벌 남용을 억제하는 완충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이번 공정위 고발지침 개정안은 반드시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