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2조원 이상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주식 등 해외주식은 대거 순매수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2조20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은 2조2000억원어치 순매수했으나, 이달 들어 순매도 전환했다. 이로써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6월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이어오던 순매수세를 멈췄다.
한국예탁결제원에 의하면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2억7900만달러(약 3684억원) 순매수해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변동성이 컸던 반면, 미국 주식 등 해외 주식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고 기업들 실적이 뒷받침돼 개인 투자자들이 더 선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주식 가운데 미국 주식을 2억달러(약 2641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순매수했으며, 중국 주식 순매수액은 2800만달러(약 369억원)로 미국 주식 다음으로 많았다. 일본 주식은 2000만달러(약 264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중국 주식 순매수액은 지난달(14만달러·약 1억8000만원)의 200배에 달하며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에 일본 주식 순매수액을 넘어섰다. 이에 중국 주식 순매수액이 전체 해외주식 순매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달 0.04%에서 이달 10%로 확대됐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식은 그동안 하락세가 컸던 만큼 추가적인 조정이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인식 등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등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매수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기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038.97로 연초(3,116.51) 대비 2.4% 하락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반등 모멘텀이 아직 부족하다며 보수적인 접근을 권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정책, 미중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이달 들어 중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축소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 내수 소비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증시 반등 모멘텀이 아직 부족해 반도체·바이오 등 테마·종목 중심의 제한적인 접근을 권한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