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보호·전통주 위축‧골목상권 등 타격 우려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소비자 편의 제고 등을 이유로 주류업계가 요구해 온 ‘주류 통신판매’ 개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달 초 ‘해외 각국의 주류 통신판매 현황 및 기타 규제사항 연구’에 대한 용역을 발주했다. 국세청이 이번 연구의 목적을 ‘통신판매를 허용 중인 국가의 주류 접근성을 낮추기 위한 별도규제에 대한 연구 검토 및 관련 규정의 개선방안’이라고 밝혔다. 이는 주류 통신판매 확대에 앞선 보완책 강구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국세청이 주류 통신판매 관련 공식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은 역대 처음이다. 연구 기간은 올해 연말까지이며, 연구 결과는 주류 통신판매 개정 여부와 방향 결정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고, 소상공인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주류 통신판매 개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주세법상 와인·맥주·소주 등은 대면 판매만 가능하며, 온라인에서는 구입할 수 없다. 지난 1998년부터는 전통주에 한해서만 판로 개척을 위해 온라인 판매·배송을 허용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과 농업인이 직접 생산했거나 제조장 소재지 인접 시·군·구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지역특산주 중 하나를 전통주로 규정하고 있다.
이후 국세청은 2016년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를 개정했다. ‘음식과 함께 배달되는 주류는 통신판매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포함하며 현재 주류 금액이 음식 주문금액의 50% 이하일 때 음식점의 주류 배달이 가능하다.
주류 통신판매는 주류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숙원사업이다. 주류업계는 법적 개념과 정책대상으로서 주류의 범위를 전통주에 한정을 짓지 말고 기타 주류도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길 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는 주류에 대한 접근성이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는데다, 특히 청소년 주류 접근 차단이 어려울 것으로 여겨 주류 통신판매를 반대하고 있다. 전통주 시장도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되며, 식당 등의 방문빈도가 낮아져 골목상권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소상공인들의 반발도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주류의 온라인·통신 판매를 원천 금지한 국가는 한국과 폴란드 두 나라뿐인 만큼 주류 통신판매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가깝다”며 “주류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 주류 통신판매 규제가 완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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