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투자·소비 동시 증가...3분기 연속 성장
중국 경기 부진 속 年 1.4% 달성은 불투명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증가세로 전환됐다. 그러나 대중 수출 회복세가 더딘 탓에 정부가 제시한 연간 성장률 목표치 1.4% 달성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질 GDP는 2분기보다 0.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0.6%)와 같은 수준이다. 지난 1분기(0.3%), 2분기(0.6%)에 이어 3분기 연속 성장했다.
한국은행은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뜯어보면 한국 경제가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이 0.5%p로 가장 높고, 건설투자(0.3%p)와 민간소비(0.1%p) 등이 뒤를 이었다. 수출과 소비, 투자가 경제 성장에 골고루 영향을 줬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보면 정부소비와 민간소비는 각각 전기대비 0.2%, 0.3% 증가했다. 전분기에는 각각 2.1%, 0.1% 감소했지만, 한 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면서 2.1%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어들면서 2.2% 감소했다.
특히 수출은 3.4% 늘고 수입도 2.3%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지난 2분기 수출과 수입이 각각 0.9%, 3.7%씩 줄어들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한국은행과 정부가 제시했던 연간 성장률 전망치 1.4% 달성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앞서 한은은 2분기 성장률 잠정치를 발표하면서 올해 3분기와 4분기가 0.7%씩 성장한다면 연간 1.4%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3분기 성장률이 0.6%에 그치면 4분기에 더 큰 폭으로 성장해야 목표치 달성이 가능하다.
수출 회복이 과거에 비해 더딘 점도 불안요인이다. 전날 한은이 발표한 ‘최근 수출 개선 흐름 점검 및 향후 지속가능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이 10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2000년 이후 여섯 차례의 회복기에 비하면 다소 더딘 편이다. 특히 수출물량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단가는 7월 이후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상승하는 추세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고금리 지속과 내구재를 포함한 재화소비 회복이 더딘 점은 수출의 제약 요인이다”며 “중국 경기가 부진을 지속할 경우, 철강과 기계를 중심으로 대중 수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