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우상향...“원·엔 환율 내년 1분기에나 반등 예상”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역대급 엔저 현상이 나타나며 일본 금융투자 상품에 투자하는 이른바 ‘일학개미’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반면 엔화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각 투자자들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한달 동안 일본 주식 40억7331만달러(약 5조2912억원)어치를 보유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주식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담았다. 일본 증시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일본 금융투자 상품에 투자하는 이른바 ‘일학개미’가 크게 늘었다는 평가다. ‘일학개미’가 지난달 가장 많이 사들이 상품은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이상 엔화 헤지’ 상장지수펀드(ETF)였다. 77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엔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낮아져도 환헤지를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또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올라갈 경우 환차익 실현도 가능하다. ‘글로벌엑스 재팬 반도체 ETF’, ‘아이셰어즈 코어 7~10년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 등도 인기를 끌었다. 최근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이들 ETF를 사들이는 배경에는 미국 금리가 있다. 미국 채권 금리가 이미 하락세라는 시장의 평가에, 긴축 완화 기조 예상까지 더해져 수익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일본 닛케이 225지수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달 1일 3만1601.65였던 닛케이 225지수는 5일 종가기준 3만2775.82을 기록하며 이 기간 1174.17포인트(3.71%) 올랐다. 하지만 엔화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역대급 엔화 투자에 나섰지만 엔저 현상이 고착화되는 모양새를 띄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의 10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통계를 보면 국내 거주자의 10월 말 잔액 기준 엔화 예금은 86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엔화 투자 열기에도 엔화가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지난달 중순 달러당 151.9엔까지 치솟기도 했다. 원·엔 환율의 경우에도 지난달 16일 외환시장에서 100엔당 856.8원을 기록해 2008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빠르면 내년 1분기 원·엔 환율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엔 환율의 추세 전환 시점은 엔·달러 환율의 방향에 달려 있다. 1990년 이후 엔·달러 환율이 고점을 찍고 하락할 때 원·엔 환율이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일본의 경기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고민할 만큼 개선됐다. 내년 1분기 100엔당 원화의 가치는 900원대를 회복할 것이며 연말엔 900원대 중후반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