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메인스트림, 식음료 新격전지 부상…캐파 증설 등 직진출 확대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유통업계가 수출 시장 다변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규제와 인구절벽 등 정체된 내수시장을 벗어나,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사업에 강드라이브를 건 모습이다. 전 세계적인 한류열풍으로 K-마케팅에 힘이 실린 만큼, 수출 비중과 역량을 키울 적기란 계산도 깔렸다.
특히 중국 외 미국, 동남아, 중동, 유럽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최대 수출 의존국인 중국이 사드보복, 한중관계 경색에 이어 최근 디플레이션까지 불확실성이 큰 시장으로 전락하자, ‘차이나드림’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기업들은 내수 침체, 중국향 수익성 부진 등 불확실성 탈피를 위한 활로 찾기에 분주하다. 잠재수요‧규모의 경제가 우월한 글로벌 시장 사업 거점 확대를 위해 수출 전초기지 구축부터 현지 캐파 증설까지 다양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수요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K-stat 수출입 무역통계에서 살펴본 최대 수출입 국가 순위는 1위 중국, 2위 미국, 3위 베트남이다. 그 뒤로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인도, 호주, 멕시코 순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여전히 여타 국가에 비해 가장 높지만, 2022년 수지는 -167억8583만불을 기록했다. 전년 12억1307만불의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수출액은 26.8% 감소했다.
상위 10위권 내 국가 중 수입금액이 수출액을 앞선 곳은 미국, 베트남, 홍콩, 싱가포르, 인도, 멕시코다. 각 국가들의 무역수지 흑자는 각각 미국 674억불, 베트남 593억불, 홍콩 459억불, 인도 201억불, 싱가포르 163억불, 멕시코 84억불이다. 해당 국가들은 최근 국내 유통사들이 신규 핵심 사업거점으로 눈독 들이는 지역이기도 하다. 수치로서 사업성이 입증된 만큼, 국내 기업들의 신규 시장 개척 행보는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품업체들은 미주, 유럽 등 메인스트림을 주축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적극적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미국은 인구가 3억명을 육박하는 빅마켓인데다 다양한 인종으로 사회가 구성돼 있어 식품 선택 스팩트럼이 넓다. 멕시코, 유럽, 캐나다 등 인근 국가로의 진출도 용이해 해외 전초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대상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대상 LA공장은 대지 면적이 1만㎡(3000평)에 달하며, 연간 2000t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라인 및 원료창고 등 기반시설을 갖췄다. 순차적으로 자동화 설비 및 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 연간 매출액 1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LA공장을 거점삼아, 유럽‧캐나다‧오세아니아 등 서구권 지역까지 현지화 된 김치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농심은 미국 제1공장에 이어 현지 제2공장 가동도 시작했다. 제2공장은 봉지면 1개, 용기면 2개 고속라인을 갖추고, 신라면 등 그동안 공급이 부족했던 제품의 대량생산기지가 돼 해외사업뿐만 아니라 법인 전체의 성장을 견인했다. 멕시코 등 남미로 해외 사업 거점도 확대한다. 2022년 농심 미국 공장 평균가동률은 78.3%, 연간 최대생산량은 8억5000만개, 북미 지역에서 매출은 4억9000만달러에 이른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제1, 2공장에 이어 제3공장도 착공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유통업계서 중국의 빈자리를 대체할 차세대 ‘금맥’으로 평가받는다. 베트남은 경제 성장 잠재력이 높고, 전 세계 중 한류열풍이 거센 지역으로 꼽힌다. 최근 호치민, 하노이와 같은 대도시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며, 소비력도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특히 ‘한류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한국 문화에 우호적으로, 초기 진입 장벽을 뚫기에 적합하단 평이다.
롯데쇼핑은 약 8546억원을 투자해 베트남에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오픈했다. 역대 해외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백화점, 마트 등 롯데 유통 계열사뿐 아니라 호텔, 월드, 건설, 물산 등 롯데그룹의 모든 역량이 총집결된 프로젝트다.
편의점 업계는 국내는 더 이상 고성장이 힘들 것이란 판단 하에, 베트남‧몽골을 주축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2024년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진출 국가별 TFT 체계를 상시 운영한다고 공표했다. 해외 진출 확대 및 현지 대응력을 높이겠단 전략이다. 작년 6월부턴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중앙아시아 국가까지 진출 범위를 넓혔다. 이마트24는 2022년 국내 편의점 최초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 현지 매장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GS25 역시 베트남과 몽골에서 각각 점포 200여씩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 매장을 지속 확대해갈 방침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한류 열풍이 확대되기 시작했고,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K-콘텐츠의 영향력은 미디어를 넘어 식음료를 비롯해 채널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