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교육 자료 전량 회수 나서…"신속 조치"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부가 군에 배포하는 정신 교육 자료에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기술한 것에 대해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질책하고 "즉각 시정 등 엄중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은 '독도는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이며 관련한 영토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국방부의 내용은 이에 반하는 기술이다.
윤 대통령은 28일 국방부가 최근 발간한 장병 정신 교육 자료에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인 것처럼 기술한 것을 보고 받은 뒤 즉각 시정할 것을 지시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국방부가 이달 말 전군에 배포하는 '정신전력 교육 기본 교재'에는 "한반도 주변은 중국·러시아·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재했다.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를 센카쿠, 쿠릴열도와 동일시 하면서 영토분쟁이 진행 중인 지역으로 기술한 것은 독도와 관련한 영토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에 반하는 내용이다. 또 교재에 11번 등장하는 한반도 지도 모두 독도를 표기하지 않았다.
앞서 우리 정부는 2021년 6월 일본 자위대가 자신들의 외국어 홍보 영상에서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표기하자, 외교 채널을 통해 일본에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에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기술을 보면 주어가 '이들 국가(중국·러시아·일본)'"라며 "주변 국가들이 영토에 대해 여러 주장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우리나라가 독도를 영토분쟁으로 인식한다는 기술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지시 이후 국방부는 교재 전량 회수 등 신속하게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기술된 내용 중 독도 영토분쟁 문제, 독도 미표기 등 중요한 표현상 문제점이 식별됐다"며 "전량 회수하고 집필 과정에 있었던 문제점들은 감사 조치 등을 통해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재를 준비하는 과정에 치밀하지 못한 부분에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한다"며 "빠른 시일 내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한 교재를 보완해 장병들이 올바르고 확고한 정신 무장을 갖추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