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컬리가 본격적인 반등을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있다. 그간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앞으로 덩치와 실속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탄탄한 기초체력과 이익 창출력을 갖춰 숙원 사업인 기업공개(IPO)는 연내 다시 추진할지 관전포인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성잔한 52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1.1% 증가한 1조546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영업손실 폭은 대폭 개선됐다. 3분기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35.5% 줄어든 407억원을 나타냈다. 1분기(41.%↓), 2분기(31.6%↓)에 이어 3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폭을 축소하며,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651억원 축소됐다
컬리는 경기 불황과 소비심리 위축 등 겹악재에도 실적 선방을 거둔 데에는 ‘내실 다지기’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긴축 경영에 나선 컬리는 광고선전비, 포장비, 운반비, 건물 관리비, 인건비, 지급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줄이고 있는 추세다.
컬리 관계자는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컬리는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면서, “4분기에도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강화 전략을 펼쳐 큰 폭의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안으로 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거둘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외형적 성장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 한때 4조원에 육박했으나, 현재 장외 시장에서 1조원 미만에 거래될 만큼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이에 컬리는 외연 확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먼저, 소비자와의 면대면 소통이 어려운 온라인 사업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오프라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CU와 손잡고 ‘CU 컬리 특화 편의점(CU 타워팰리스점)’을 열었다. 이번 특화 편의점은 컬리의 강점을 활용해 양질의 다양한 식품군을 대폭 넓힌 것이 특징이다.
2022년 1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뷰티 전문관 ‘뷰티컬리’도 출시 1년만에 거래액 3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럭셔리부터 데일리까지 1000여개 이상 각종 뷰티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올리브영이 사실상 독점한 오프라인과 다르게 온라인 뷰티 시장의 경우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에서 컬리도 적지 않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먹거리로 퀵커머스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당일 배송 전문 업체 체인로지스와 컬래버를 통해 퀵커머스 사업을 잠시 경험한 바 있다. 퀵커머스는 공급자에서 소비자까지 상품이 배송되는 시간을 통상 1시간 안팎으로 줄인 배송 서비스를 말한다. 컬리 관계자는 “확실한 신규 사업이 나온 것은 아니고,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꾸준히 수익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컬리가 실적 개선 이후 상장 재도전 불씨를 키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지난해 1월 컬리는 경제 침체로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는 이유로 상장 계획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공모시장에 호재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오는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이어져 ‘1%대 초중반’의 저성장 국면을 탈피하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둔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감과 시장 지수 회복으로 보다 우호적 IPO 시장 환경을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는 몸집이 큰 기업들도 잇따라 상장하면서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